뮤지컬 『헤드윅』을 봤다.
동독 출신의 여장 남자 가수의 일생을 노래와 이야기로 담은 뮤지컬이다. 영화와 메이킹 필름을 통해서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실제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영화『
헤드윅』이나 메이킹 필름 영화『
좋든 싫든-헤드윅 이야기』에서는 없는 애드리브 등이 있었고, 토미와의 관계들이 부분적으로만 그려졌다.내용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영화를 미리 보고 뮤지컬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주인공이 혼자서극 전체를 이끌어가기에는 좀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인물들이 별다른 대사 없이 약간의 표정과 대사로 배경 노릇을 하고, 헤드윅이 혼자서 대사와 노래 등을 이끌어 가는 구성인데, 그 큰 무대를 장악하려면 보통의카리스마로는 힘들다.
주연을 맡은 김대현이 못한 것은 아니지만 기대한 것만큼의 느낌은 아니었다. 반면에 이츠학을 맡은 전혜선이 더 인상적이었다. 여성적인 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남성적인 거친 면들이 깔끔하게 섞여 있었고, 앵콜에서는 여성적인 분장과 의상으로 무대에 섰을 때에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즐거움을 선사했다.
관객들의 호응은 열정적이었다. 이미 헤드윅을 몇 번 본 사람들인 것 같았고, 열정적인 무대를 더 열정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얼핏 봐도 남성 관객은 전체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여성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남성 주인공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해서 그런 것 같다.
뮤지컬까지 보고 나니 헤드윅 사운드 트랙을 다시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