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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하자 |
카테고리 |
중/고등학습 |
지은이 |
전효관 외 (또하나의문화, 200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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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소년 직업 체험 센터인 하자센터는 대안교육 공동체이기도 하다. 하자센터에서는 공부도 하고, 창업도 하고, 공연도 하고, 예술 창작도 한다. 이 책은 하자센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먼저 장사를 한 학생들의 평가서의 일부이다.
우주인은 스낵 바 일을 그만두던 달에, 일하던 기간을 통틀어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별로 기쁘지 않다고 했다. 돈을 버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떻게 버느냐, 어떻게 해서 그만큼 돈을 벌었느냐를 이해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것이 먹고살기의 핵심이다. 십대를 생산적인 주체로 자리 잡게 하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것이 먹고사는 일이 되는 방법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자센터에서 운영하는 창업 프로젝트나 십대 인턴 제도는 참여하는 십대들이 그 일을 하는 동안 의욕과 동기를 잃지 않도록 교육적으로 배려할 수 잇어야 한다.
스스로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면서 깨우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버느냐이다. 그것을 아는 것이 진정 먹고사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르바이트에 대한 캠프인 알바 서바이벌 캠프도 개최했는데, 이 캠프의 프로그램 중에서 알바 서바이벌 게임이 히트를 했다고 한다. 다음은 이 게임의 설명문이다.
우당탕둥탕. 이 소리가 아닙니다. 따다다따악! 이 소리도 아닙니다. 정당방위 서바이벌은 사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총, 칼, 대포보다도 무서운 전쟁. 알바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과 싸우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학교, 고용주, 부모, 친구, 불법 고용주 등의 무시무시한 압박이 나를 누르고 꼬드길 때를 대비한 나와 우리의 생존 전략. 무식한 이야기에 논리적으로 맞대응하기.
각 모둠은 총 5개의 싸움 상대를 만날 것입니다. 5개는 학교, 고용주, 부모, 친구, 불법 고용주입니다. 각 싸움터에서 모둠은 합심하여 논리를 깨부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알바하는 애들은 맨날 학교에서 잠만 잔다"는 말에 설득력 있고 논리적으로 그 말을 깨부수는 다른 "말"을 해야 합니다.
모둠원들이 서로 돕지 않으면, 생각하지 않으면 통과하기 어렵지요.
학교의 논리를 깨부수고, 다른 싸움터로 이동하는 형식이 될 것입니다.
토론을 게임의 형식으로 한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학교의 수업도 이런 게임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하자의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창의적으로 생활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이들을 그렇게 만드는 활동 원리가 있었다.
스스로 업그레이드하자
구체적인 경험과 작업을 통해 배운다
문제 해결과 소통을 통해 배운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나누고 경험을 정보화한다
이름 짓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이 원리를 일곱가지 약속으로 명문화하였다.
1.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해야 하는 일도 하거다
2. 나이 차별, 성 차별, 학력 차별, 지역 차별 안 한다
3. 어떤 종류의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거다
4. 내 뒤치다꺼리는 내가 할 거다 /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5. 정보 때문에 치사해지지 않을 거다 / 정보와 자원은 공유한다
6. 입장 바꿔 생각할 거다 / 배려와 친절
7. 약속은 지킬 거다 / 못 지킬 약속은 안 할 거다
이 일곱가지만으로도 공동체는 평화롭고, 발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인간 사회의 부정적 측면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공동체를 공동체답하기 위한 약속들로 이루어진 것 같다. 그리고 이 원리는 학생 뿐 아니라 판돌이라 이름 붙인 교사들에게도 적용되어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진정한 배움이 이루어진다.
모든 학교가 하자센터처럼 변할 수는 없지만, 하자센터에서 청소년들을 보는 눈,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에 대한 분명한 생각, 그리고, 수평적인 관계 등은 제도권 학교에 시사하는 점이 큰 것 같다. 학교 전체는 힘들더라도 학급 운영부터 조금씩 변할 수 있도록 적용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