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찾는 여자가 있고, 그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가 있다. 뮤지컬은 두 사람이 여자의 첫사랑을 찾기 위해 첫사랑에 대한 추억들을 하나하나 꺼내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다른 사람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이 설렐 수 있다. 그리고 그 첫사랑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여자는 첫사랑을 인도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났고 우연히 인도의 곳곳에서 또 몇 번 만났다. 그러다 인도의 어느 사막에서 사랑을 나누게 되었고, 헤어지면서 서울의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여자는 일부러 비행기를 하루 늦은 것으로 타서 둘은 만나지 못한다. 이후에 남자가 연락했지만 여자는 만나지 않는다. 첫사랑과 사랑을 이룰 수 있었는데 왜 여자는 남자를 피했을까? 여자는 첫사랑의 남자 뿐만 아니라 이후에 모든 남자들과도 사랑을 하려 하지 않는다.
이유는 첫사랑의 추억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 추억을 깨지 않고, 흠집내지 않고,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이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 추억이 너무 아름다워서... 첫사랑과 만남이 이루어져서 함께 사랑을 나누다보면 처음의 그 추억들이 환상이 되고 현실은 그 추억을 따라갈 수 없어서 실망하게 되고, 그러면 추억도 퇴색하게 되고, 그것을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첫사랑을 찾기 위해 얘기하고 돌아다니면서 둘은 점차 가까워지고 여자는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고 남자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 뮤지컬이 만족스러웠던 요소들을 보면 이야기가 빈틈이 없다는 것이다. 추억과 현실, 두 시간이 적당한 속도로 진행되면서 때로는 독립적으로, 때로는 서로 연관되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훌륭했다. 특히 여배우의 다양한 표정은 사람을 끄는 힘이 있었고, 멀티맨의 다재다능함은 말로 할 수 없다.
한국 뮤지컬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