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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 |
감독 |
왕가위 (2004 / 중국, 독일, 프랑스, 홍콩) |
출연 |
양조위, 장쯔이, 공리, 기무라 타쿠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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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감독의 영화『2046』을 봤다. 감독의 이전 영화『
화양연화』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양조위가 1964년부터 1969년까지 홍콩의 '오리엔탈 호텔'을 중심으로 글을 쓰면서 살았던 이야기이다. 이 호텔은 『화양연화』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무협지를 쓰면서 같이 머물렀던 그 호텔로 상정되어 있다. 제목 '2046'은 그 호텔의 방 번호이면서 동시에 양조위가 창작한 SF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내용은 별개 없다. 옆 방에 든 장쯔이와 연애하다가 떠나 보내고, 호텔 주인 딸과 연애하다가 떠나 보내고, 도박판의 여자 도박사와 연애하다가 떠나 보내고.... 여러 여자들을 만나면서 지낸다는 얘기다. 당사자들은 사랑이라고 할 지 모르지만 내 기준으로는 아무리 좋게 보아도 그런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감독이 나타내려고 하는 것은? 그냥 스타일이 아닐까? 『화양연화』처럼 이 영화도 조명과 프레임을 교묘하게 엮어서 그림은 멋있다. 거기다가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 장면도 극화 되어 나오는데, 이럴 때에는 훨씬 사이버틱하다. 그러나 멋있는 것 그 이상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멋부리다가 너무 오버해서 이도 저도 아닌 꼴이 되버렸다. 거기다 의미 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사용한 나레이션과 자막도 부조화스럽다.
차라리 『화양연화』와 긴밀하게 이야기를 엮어서 『화양연화』에서 하지 못 한 이야기를 내밀하게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