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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
감독 |
이충렬 (2008 / 한국) |
출연 |
최원균, 이삼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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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가 부리는 소가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할아버지는 80이 넘었고, 소는 40이 넘었다. 할아버지는 어려서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하지만, 들에 나가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기 때문에 소와 함게 매일같이 일하러 나간다. 늙은 소도 이제는 많이 말라서 힘도 없고 걷는 것도 예전같지 않지만 언제나 함께 나간다. 할머니나 다른 자식들, 주변 사람들은 이제 소를 팔라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팔지 않는다. 한 번 팔기 위해 우시장에 나갔지만 1년도 안 되어서 죽을 소를 사는 사람은 없다. 그러다가 소는 더이상 외양간을 나오지 않는다. 이제 할아버지는 코뚜레를 벗겨 주고 워낭을 뗀다. 그리고 소를 편안히 보낸다.
영화 줄거리라고 할 것도 없다. 이야기가 없으니까.... 이 영화는 할아버지와 소가 함께 있는 장면을 나열하는 것이 끝이다. 한 가지 더 있다면 할머니의 신세 한탄. 일만 하는 할아버지한테 시집 와서 고생만 하고, 일 안 하고 편해지려면 저 소를 팔아야 한다는 할머니의 신세 한탄만이 있다. 해설자의 나레이션도 없이 우리는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이 단순한 영화 속에 삶이 있고, 감동이 있다. 소는 항상 할아버지 옆에서 일을 해주고, 할아버지는 그저 소에게 줄 꼴을 베어주는 그 행동 속에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는데, 소를 끄는 할아버지나 따라가는 늙은 소나 삶의 마지막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모습이 닮았다.
소가 죽고 소를 묻어주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고, 대부분의 관객이 다 그랬을 것이다. 꾸미지 않은 다큐멘터리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