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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1] 애니 기븐 선데이: 1인치를 위하여
    느낌의 복원/영화 2009. 1. 19. 15:03
    애니 기븐 선데이
    감독 올리버 스톤 (1999 / 미국)
    출연 알 파치노, 렐라 로천, 로렌 홀리, 카메론 디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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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영화라고 하면 공식이 있다. 아주 형편한 팀이 있는데, 그 팀에 새 감독이 들어와서 선수들을 훌륭하게 훈련시켜서 승리나 우승을 이룬다는 것. 그 가운데에는 꼭 반항적인 주인공이 있어서 팀의 화합을 깨는데, 그도 감독에게 교화되어 반성하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 이 영화도 이런 공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

    프로미식축구팀에는 감독과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감독, 선수, 코치진, 의료진, 구단주, 구단 임원진, 그리고 그 가족들과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언론과 팬들. 이 영화는 감독과 선수가 중심에 있지만 감독과 선수만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의 모습도 함께 보여주면서 우리 사회를 나타내고 있다.

    감독은 작전과 선수 기용, 선수들의 사기 진작, 훈련 등 팀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러면서 구단주의 요구에도 부응하기 위해 구단주와 의견 교환을 한다. 구단주는 사업가로서 팀을 운영한다. 경제적인 기준을 갖고서 팀을 운영하다 보면 감독과 의견 차이를 보여서 자칫 월권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다. 또한 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새로운 코치진을 영입하여 감독을 보좌하도록 하지만 감독하고 궁합이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구단주에 의해 새로 영입된 코치도 열심히 하지만 감독과 잘 맞아야 하는데, 감독과 맞을 때도 있고 맞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선수들도 끊임없는 부상의 위험 앞에서 생존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 내가 쓰러져서 빠진 자리는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고, 내가 돌아왔을 때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생활인으로서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몸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문제이고, 따라서 광고 계약이 문제이다. 그런 가운데 자신의 뜻과 차이를 보이는 동료는 동료가 아니라 적이다. 여차하면 분풀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나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인 것은 물론이다. 감독은 이 모든 사람들의 가운데에 있으면서 화합을 만들어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현실은 우리가 목표를 이루도록 평탄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다. 이게 우리의 인생이다.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 앞서 선수 대기실에서 선수들에게 말한다. 미식축구는 1인치의 싸움이라고. 1인치를 더 하고, 덜 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1인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람만이 승리할 수 있고,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그게 미식축구이고. 그게 인생이라고....

    이 영화는 박진감 있는 영상과 화려한 편집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지만, 우리가 봐야 하는 것은 미식축구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인생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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