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방글라데시의 경제학과 교수였다.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소액융자를 해주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는 은행을 설립하여 그들을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였다. 이 책은 그의 활동을 담은 책이다.
처음에 은행 융자 영업을 사무실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을 하면서 했다. 그런데, 여성들은 외간 남자와 말을 할 수 없으므로 마을 출신의 여대생 제자를 중간에 두고 설득을 했다. 그러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융자해주었다. 그리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융자를 해주었다. 돈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은 여성이므로... 이슬람 보수주의자들의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굽히지 않고 설득했다. 돈을 빌려줄 때에도 그 사람이 일을 할 의지가 있는지를 가장 크게 보았다. 그리고, 그룹을 만들게 해서 그룹이 만들어졌을 경우에만 돈을 빌려주었다. 그룹은 서로를 보살피고 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돈을 잘 갚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실업 수당이나 생계 지원금을 주는 것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반대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느냐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이 어리석다거나 게을러서 가난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대개 숙련을 요하는 노동을 하루 종일 하였다. 그들이 가난한 까닭은 우리 나라의 재정 구조가 그들의 경제 사정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방향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일단 가난의 원인에 대한 그의 생각은 정책이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챙기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돈을 빌려 주는 사람과 돈을 빌리는 사람 사이에도 사법적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만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서류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 그라민 은행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오로지 사람들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신뢰하고, 그들은 우리를 신뢰한다. 융자의 기본 원칙은 신뢰이다. 반면에, 기존 은행들의 시스템은 불신에 기초한다."
금융기관에서신용을 믿음이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신용은 사람은 믿지 못하고, 대신 돈이나 물건을 믿는다는 뜻이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을 신용이라고 말하는 모순된 현실은 정말 끔찍하다.
"그라민 반대자들은 연대 융자가 국가의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과연 경제발전이 무엇을 뜻하느냐에 달려 있다. 경제발전은 국민 일인당 소득을 뜻하는가, 아니면 소비 수준을 뜻하는가? 경제발전을 이런 식으로 정의한다는 것은 발전 과정의 핵심을 보지 못하는 태도이다. 내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점은 인구의 하층에 해당하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이다. 경제발전을 수치로 보거나 다른 나라와의 경쟁구도로 보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봐야 하는 것이다. 경제발전을 나타내는 수치가 높게 나와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이 비참하면 무엇하는가. 그러면 또 말할 것이다. 경제가 발전해야 가난한 사람들도 도울 수 있게 된다고.... 그러나, 그들에게 그런 경제발전을 통한 도움은 그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 뿐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방글라데시 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고, 우리 나라에는 '신나는 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의지이고, 그들의 행복이다. 그게 진짜 잘 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