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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9] 아내가 결혼했다: 나도 행복하고 싶다.
    행간의 접속/문학 2006. 11. 28. 18:22
    아내가 결혼했다(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박현욱 (문이당,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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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프롤로그

    여자가 있다. 남자가 있다. 둘은 사랑했고, 결혼했다.
    여자가 남자와 다른 남자를 사랑했고, 여자와 다른 남자는 또 결혼했다.
    셋은 아이를 낳았고, 넷은 함께 살았다.

    1. 여자

    이 여자는 자유롭고 싶은 여자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고, 서로를 독점하려 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그래서 서로를 존중해주기를 원한다. 또 그래서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야 마는 여자이다. 이기적인 모습이 있다. 그리고, 상대는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함께 하면서 진정으로 바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도 상대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독점하지 않으려는 생각의 바탕에는 한 사람을 평생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영원한 사랑은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 여자에게 배려는 없다. 상대에게 잘 하는 것과는 다르다. 배려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함으로써 상대가 배려받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현남편에게 자신의 두 번째 결혼 청첩장을 보내거나, 두 번째 남자와 사는 집들이에 오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발칙하고 당돌한 여자이다. 아울러 화도 내지 않는다. 남자의 비아냥과 화에도 남자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남자 머리 위의 여자이다. 한마디로 무서운 여자이다.

    이 여자의 몇 가지 생각은 나도 해봤다. 자유롭고 싶다는 것, 영원한 사랑은 없다는 것,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 등. 그러나 실천의 모습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2. 남자

    자신의 여자를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의 모습이다. 그러나 여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결국 받아들이는 평범하지 않은 남자이다. 남자의 질투와 사회적 정당성을 쥐고서 그녀의 생각에 반발하여 그 끝까지 가게 되면 결국 여자에게 말린다. 헤어지지도 못하고, 이혼하지도 못하고... 왜? 여자를 사랑하니까. 이 남자의 행복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3. 또 남자

    여자만큼이나 자유롭고 쿨하면서 자상한, 그러나 너무 이상적인 남자이다. 여자들의 머리 속에나 있을 법한 남자이다. 이 남자도 쿨한 것 중의 하나는 화내지 않는다는 것이고, 현명하게 질 줄 아는 남자이다.

    4. 그 밖에

    만만하지 않은 주제를 유쾌한 문체로 풀어냈다. 괄호 속에 자신의 속 마음을 넣는다거나...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등 무겁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상황을 축구와 기가 막히게 연계시켰다. 축구 선수들의 상황과 말들이 이들의 삶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인생이 축구인가? 축구가 인생인가?

    5. 에필로그: 내가 주인공 남자라면...

    남자가 자신도 같이 미쳤다고 하면서 결국 그녀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사랑하는 여자의 행복을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결론을 내고 있는데, 나라면 지금 이 책을 막 다 읽은 지금은 나도 그럴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랑하니까.... 시간이 좀 지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여자의 생각에 다 찬성하는 것도 아니지만 많은 부분 행복하는 데 가까울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바람이 있다면 남자의 행복을 위해서도 배려할 줄 아는 현명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독점적으로 소유하려는 질투심을 어떻게 거세해야 할텐데.... 쿨해져야 할텐데.... 그것이 문제다. 이 경우 여자가 연상이었으면 남자가 쿨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쿨해지려면 자존심을 조금 버려야 하는데, 연상일 경우에 자존심을 버리기가 좀 더 쉽지 않을까?

    대략 30년 후에는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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