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테마 소설집 『서른 살의 강』을 읽었다. 우리 시대의 대표 작가들이 서른 살이라는 테마를 갖고 쓴 작품들을 모은 기획 소설집이다. 작가들에게 이 테마로 작품 의뢰를 해서 창작한 것인지, 이전에 썼던 작품들을 편집해서 모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전체적인 느낌은 갑갑하다는 것이다. 뭐랄까? 요새 작가들의 공통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알 수 없는 불안과 우울, 상념들이 너무 많고, 사실 사건과 이야기는 별로 없다. 그래서 소설 따로, 나(독자) 따로 도는 상황, 도무지 몰입이 되지 않았다.
내 나이 서른 다섯이지만 서른 살을 넘어오면서 어떤 특별한 느낌을 받아온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런 테마를 갖고 소설집을 편집한다는 것 자체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 중에는 서른 살의 고비, 서른 살의 느낌들을 이야기해서 그런 것이 있는가보다 생각했고, 그런 것들을 담은 줄 알았다. 그래도 하나로 묶어지는 어떠한 것도 없었고, 그렇다고 다양한 모습이 유형별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었다. 작품 속의 생각, 상황, 사건(별로 있지도 않지만) 들은 굳이 서른이라는 테마를 잡지 않아도 어느 연령대라도 있을 수 있는 보편적인 모습이었다.
내가 집중을 해서 읽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좀 남는 것이 별로 없다. 한 마디로 낚였다. 그저 생활이 있고, 상념이 있다고 하는 것이 더 나을 뻔 했다. 서른 살의 강, 그런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