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날(1/19)은 스키를 탔다. 넷째날은 쿠로히메 개렌데와 오모리 개렌데에서 탔다. 오모리 개랜데 정상 같은 중턱에서 찍은 것인데, 저 멀리 야마가타 시내의 모습이 보인다.
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자오온천스키장이 설질만 좋다면 정말 좋은 스키장이라는 것이었다. 눈은 정말 많이 왔다. 우리가 있던 내내 하루도 안 빼고 눈이 왔으니까. 폼 잡기 정말 좋았다. 수빙원 코스는 평지같은 차도라서 보드는 라이딩이 힘들었다. 이럴 때는 영화 하나 찍는 기분으로 폼도 좀 잡아보고...
우리가 비온 다음 주에 와서 그렇지, 슬로프는 우리나라 스키장보다 훨씬 좋았다. 슬로프 다양하고, 사람 없고....
그런데 여기도 단체 강습이 많았고, 아이스가 있다보니 탈만한 슬로프에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그렇다고 리프트를 기다리지는 않았고, 한국처럼 사람들이 목욕탕처럼 바글바글하지는 않았다.
단체강습이 끝나면 일종의 발표회를 한다. 수준별로 구성된 강습조에서 대략 초중급 슬로프에 모두 모여서 강습 받은 내용을 중심으로 대형을 갖추어서 박자 맞춰서 내려오고 마지막에 세레모니도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실력향상을 가시적인 성과물로 만들어내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효과를 준 것 같다. 보는 사람들도 재미있었다.
단체강습 중에 마지막은 선생님들의 스키장기자랑도 있었다. 학생들이 강습을 마치고 베이스에 내려와서 선생님을 기다린다. 선생님들은 슬로프 중턱에서 모여있다. 거의 20명 가량 된다. 그리고, 한 사람씩 신호를 하면서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카빙 미들턴을 하기도 하고, 카빙 숏턴을 하기도 하고, 카빙 롱턴을 하기도 하고, 두 명이서 숏턴을 박자 맞춰서 내려가기도 하고, 한발로 숏턴을 하기도 하고, 종합활강을 하면서 내려가기도 한다. 그럼 밑에서 보던 학생들이 경외에 찬 찬사와 함성과 박수를 보내고 선생님은 마지막 하키스탑에서 흰눈을 흩날리며 답례한다. 학교 선생님들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지도자가 강습자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다섯째날(1/20)은 마지막이라서 일행과 떨어져서 세세하게 가보지 못한 슬로프를 혼자서 다녔다. 중앙개렌데와 선라이즈개렌데 등을 다녔는데, 선라이즈개렌데에서 가장 탈만한 슬로프는 대회를 개최하느라 들어갈 수 없어서 정말 아쉬웠다. 그래도 자유롭게 마음껏 돌아다녀서 좋았다. 혼자 돌아다니면서 셀카도 한 장. 원래 셀카 잘 안 찍는데....
그리고 저녁을 먹고나서 마지막 아쉬움을 야간스키로 달랬다. 야간 개장은 5시부터 9시까지였으나 온천과 저녁까지 먹고 난 이후라 7시 30분에 나와서 8시에 첫 리프트를 탈 수 있었다. 탈까말까 고민하느라 그렇게 됐는데, 마지막 야간 스키는 쉬지 않고 남은 1시간을 풀로 탔다. 리프트 탑승 시간 6분, 바인딩 채결하는 시간 1분, 슬로프 질주 시간 1분, 8분씩 모두 8번정도를 탄 것 같다. 정말 후회없이 내질렀다. 여기 와서 가장 열심히 탄 것 같았다.
여섯째날(1/21) 센다이 공항으로 돌아왔다. 보통 하루 일정은 7시 기상, 7시 30분 식사, 8시 30분 숙소 출발 후 스키, 점심 대략 12시 내외, 4시 정도에 숙소 입실, 5시부터 6시까지 온천, 6시 30분 식사, 8시 패밀리마트나들이(쇼핑이나 술 마실 곳도 별로 없다) 그래서 우리는 패밀리마트 가서 맥주랑 안주 사서 숙소에서 가볍게 마셨다. 9시에 맥주 한잔, 10시에서 11시 정도에 취침했다.
다이나믹한 것은 슬로프에서 몸으로 느끼고 나머지는 심심한 동네지만 쇼핑을 거의 하지 않는 나에게는 괜찮은 동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