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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 김동식 소설집5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죽음, 그리고 인간행간의 접속/문학 2024. 2. 3. 22:32
책이름: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은이: 김동식
펴낸곳: 요다
펴낸때: 2018.04.
김동식의 5번째 소설집이다. 인상적인 작품들을 뽑아보았다.
「성공을 위해 조강지처를 버린 사내」는 제목 그대로이다. 남자는 병원장의 딸과 결혼한다. 버림 받은 동거녀는 아이를 가졌고, 아이를 데려와서 남자에게 말한다. 아이를 가진 채 자살하려고 했는데, 아이만 죽고 자신은 죽지 못했다고. 그러다 어떤 사내의 도움으로 아이도 살아났고, 또한 아이와 남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다치면, 남자도 다치는 식으로. 남자는 믿지 않았지만 아이가 화상을 입자, 자신도 화상을 입는 일이 벌어지자 믿게 되었다. 병원장이 좋지 않은 소문이 돈다고 남자를 압박하자 결국 여자를 죽일 결심을 하고 유인하여 독주사로 죽인다. 그 과정에서 아이도 독주사를 맞고 죽는다. 자신도 죽을 줄 알았는데 죽지 않는다. 죽음까지 연결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병원장에게 와서 모든 것이 해결되었고, 아이와 자신이 죽음까지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러자 병원장은 남자를 죽인다. 병원장의 팔뚝에도 남자와 똑같은 화장 자국이 있었다. 남자도 병원장과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반전이 충격적이다.
「살인 다단계」는 자살 문제에 대한 풍자이다. 사내는 사람을 죽이고 싶어한다. 누구에게 원한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경험으로 해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살인은 분명한 범죄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 그러다 살인 다단계 클럽을 알게 되고 가입하게 된다. 가입 조건은 탈퇴 불가능, 비밀 엄수, 1년에 한 명 자살 예정자 섭외하기. 회원 등급도 있다. 브론즈 등급은 사형수를 죽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사형 제도는 있지만 집행하지 않은지 오래 되어서 쉽지 않다. 실버 등급은 자살 예정자를 당사자의 동의를 받고 죽이는 것이다. 자살자가 워낙 많아서 어렵지 않다. 그리고 반전이 되는 골드 등급은 살인 다단계 회원을 죽인다. 회원의 자격을 유지 못하는 회원들을 죽인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이지만 자살자가 많은 현실에 대한 음울한 풍자이다.
이 작품도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 안에서 인간성에 대한, 인간의 욕망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을테니까..... 죽음 앞에서 탐욕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정말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다층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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