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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7] 김동식 소설집 2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긍정과 부정이 함께 있으면행간의 접속/문학 2024. 1. 27. 18:04
책이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지은이: 김동식
펴낸곳: 요다
펴낸때: 2017. 12.
김동식의 짧은 소설들을 모은 작품집이다. 짧기가 단편소설보다도 짧다. 초단편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 안에 삶의 의미나 가치,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 그리고 반전까지 있다. 인간의 욕망을 꿰뚫어 보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인간을 탐구하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집에는 요괴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야기를 전개하는 기본 패턴이 있다. 요괴 등장, 사람들의 두려움과 경계, 요괴의 진심, 요괴의 능력(인간의 욕망), 용감한 사람의 등장, 요괴의 능력 인정과 요구,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새로운 국면, 요괴의 순수함 유지, 반전과 결말의 순서이다. 이 중에서 일부가 빠지거나 변주가 되는 형식이다.
인상적인 작품은 「할머니를 어디로 보내야 하는가」라는 작품이다. 죽은 사람들이 천국과 지옥 중 어디로 갈지 결정하는 창구에 한 할머니가 찾아와서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한다. 할머니는 살아서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올바르게 살아서 천국에 충분히 갈 수 있는데도, 딸이 자살을 해서 지옥에 있으니 딸과 함께 있기 위해서 지옥으로 보내달라는 것이다. 퇴근을 위해 거의 마감을 다 한 직원들은 난감해 하면서 의견이 갈린다. 할머니가 바라는 것이니 지옥으로 보내드리자와 그래도 이렇게 착한 사람을 지옥으로 보낼 수는 없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그러다 한 직원이 환생 옵션을 제안한다. 1등급으로 착한 사람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선택권이 있고, 딸도 할머니의 딸로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는 환생을 결정하고, 직원들은 이번 생은 축복 옵션, 행복 옵션을 다 걸어서 할머니가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드린다. 그리고 여직원도 마지막에 무언가를 거는데, 거기서 끝난다.
줄거리로 설명하니까 많은 부분들이 생략되어 있어서 밋밋한 느낌이지만 작품을 읽으면, 판정센터 직원들의 인간미가 잘 드러나게 묘사되어 있어서 재미있다. 부정적이지 않고 순박해서 기분이 좋은 작품이다.
대부분이 인간의 욕망을 그리면서 인간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위에 언급한 작품 외에 몇몇 이야기들은 지극히 순수한 이야기도 있다.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부정적인 측면이 안 보여서 낯설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이질적인 작품들이 서로 섞여 있어서 그 의미가 더드라져 보여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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