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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2] 김동식 소설집8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그래도 따뜻함....
    행간의 접속/문학 2024. 2. 27. 00:26

    책이름: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지은이: 김동식
    펴낸곳: 요다
    펴낸때: 2020.03.
     
     김동식 소설집 8권이다.

    인상적인 작품들을 뽑아보았다.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는 혜성의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순간에 이를 막기 위한 초능력자들의 이야기인데 사실은 그 가운데에서의 로맨스가 주된 이야기이다.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숨어 있던 초능력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힘을 합치는 가운데 김남우는 경찰로서 홍혜화를 돕는다. 홍혜화는 초능력자를 알아보는 초능력이 있는 스승에게 이 소식을 알리러 산에 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스승은 없고 둘은 스승을 기다리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운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으면 서로 사랑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다 스승이 돌아왔는데 그는 김남우를 보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초능력자라고 하면서 강하게 염원을 하면서 머리에 강한 충격을 주면 시간을 3년 전으로 로 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김남우는 머리에 총을 쏜다. 그 때 홍혜화가 고백을 한다. 절대 잊지 않고 절대 잊히지 않겠다고. 김남우는 과거로 갔지만 지구 멸망을 막을 수 없어서 반복해서 과거로 갔고, 김남우는 홍혜화를 찾아 고백을 한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이지만 이미 여러 번 만난 것과 다르지 않다. 제목에는 일주일이지만 반복되는 시간 속의 만남이기에 그들은 서로를 느낌으로 알아보고 사랑을 나눌 것이다.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낭만적인 작품이다.

    「슈퍼 영웅 회사」는 독과점의 폐해를 풍자한 작품이다. 어느날 슈퍼 영웅 행성의 외계인이 와서 위험에 처한 지구인을 돕는다. 대신 비용은 10만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자 경쟁자 배트맨이 등장하여 할인 경쟁까지 벌이다 슈퍼맨의 로비로 베트맨은 철수한다. 그러자 슈퍼맨은 할인 이벤트를 벌이면서 서비스를 했고 치안은 안전해졌다. 정부와 시민들은 경찰이 세금만 먹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없앴는데 슈퍼맨은 치안을 독점하자 업무량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가격을 올린다. 결국 사람들은 위험에 처해도 비싸게 슈퍼맨을 부르느니 돈을 빼앗기는게 낫다고 생각하고 범죄를 받아들인다. 범죄를 받아들이는 마지막 장면이 씁쓸하다.

    「프로포즈하기 전」은 간첩 부모의 자식들이 서로 사랑하게 되자 간첩인 부모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선배 간첩이 해결해주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을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간첩답게 젊은 두 남녀를 속이는 과정이 예측 불허해서 재미있다. 그리고 간첩 부모들의 등장은 마지막에 나오기 때문에 독자들은 프로포즈의 과정만 집중하느라 어떤 상황인지 끝까지 모르고 있다가 마지먹에 가서야 작가 의도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다.

    「우유부단한 인공지능」은 자율주행차의 판단과정을 0.01초 단위로 보여주면서 자율주행차가 만능은 아니라는 내용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자율주행차 테미스는 술에 취한 주인을 태우고 운행하는 중 한강 다리에서 차도로 뛰어드는 여자를 발견한다. 여자를 피하려는데 그러면 다리 난간을 부수고 강으로 떨어지게 되어 주인이 죽는다. 0.01.초만에 주인의 과실이 없으므로 핸들 유지. 그러나 여자 나이는 젊고 주인은 72세이므로 미래 가치를 생각해서 핸들 돌림. 그런데 여자는 살인 지명 수배자다. 핸들 유지. 그런데 여자는 임신 중이다. 핸들 돌림. 그런데 여자는 인터넷에 유서가 있다. 핸들 유지. 그런데 여자는 사기를 당해서 인생이 망가졌는데 그 사기꾼이 뒷자석의 주인이다. 복수를 하려는 것이다. 핸들 돌림. 그런데 여자가 무국적자다. 모든 것은 서류에 우선한다.핸들 유지. 쾅. 여자는 죽고 동영상과 각종 자료는 경찰에게 보내진다. 경찰이 오고 현장 수습하는데 경찰이 뒷자석의 주인이 알콜 과다 섭취 쇼크로 1시간 전에 죽은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완벽한 판단 사례를 서버에 업데이트한 인공지능 테미스의 비상 라이트가 칭찬을 바라는 듯 깜박였다.

     

    인공지능의 판단이라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내용을 재미있게 그린 작품이다.

    「운수 없는 날」은 진정한 사과는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남자는 출근길에 차가 긁힌 것과 미안하다는 메모를 본다. 결혼 기념일이지만 뮤지컬을 본다는 아내에게 핀잔만 늘어놓는다. 중고거래 사기를 당해서 열 받는다. 외근을 마치고 차를 대충 세우고 점심을 먹는 중에 아내의 사고 소식을 듣는다. 차를 타려고 하지만 다른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택시를 탄다. 병원에 도착했고 아내는 수술을 받는다. 그 사이에 중고 거래 사기범의 약올리는 문자가 오고 식당 앞에 차를 빼달라는 문자가 오고 아침에 차를 긁은 사람의 문자가 오고. 그리고 차례대로 통화 혹은 문자를 한다. 차를 긁은 사람한테 이 모든 상황에 분풀이하듯 있는 욕, 없는 욕, 할 수 없는 욕을 몇 십분간에 걸쳐서 하자 그 사람은 맞대응할 만한데도 죄송하다고만 한다.그리도 중고거래 사기꾼한테도 아내 상황 얘기하며 신고 안 한다고 문자 보낸다.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힘 내라고 문자가 온다. 마지막으로 차 빼라는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한다. 15분 넘게 울면서 사과하자 그도 괜찮다고 모두 괜찮다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미안한 일을 하지만 진심으로 사과하면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무슨 도덕 교과서 같은 이야기인데 잘못을 하고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책 뒤에 김민섭이 쓴 해설에 김동식 작가의 인간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김동식 소설의 세계관에서 분명히 인간은 가장 악한 존재로 그려진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의 소설을 두고 인간을 ‘성악적 존재’로 본다든가 사회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하고 있다는 진단과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의 소설에서 ‘인간적’인 것은 ‘악마적’인 것보다 더욱 악하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악마가 전형적이고 단편적인 악이라고 할 때, 김동식에게 인간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대단히 복잡다단하고 입체적인 대상이다. 인간에게는 선함이 존재한다. 악의 스펙트럼이 악마보다 넓은 것처럼 선의 스펙트럼 역시 악과 균형을 유지할 만큼 넓다. 그는인간의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천착하면서도 절망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더욱 전해왔고, 인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해설처럼 작품들이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고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고, 내용이 따뜻한 작품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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