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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47] 세일즈맨의 죽음: 세상 모든 아버지의 그림자행간의 접속/문학 2018. 10. 12. 15:21
책이름: 세일즈맨의 죽음
지은이: 아서 밀러
옮긴이: 강유나
펴낸곳: 민음사
펴낸때: 2009.08
평생을 세일즈맨으로서 한 가정을 꾸린 가장이 이제 물러나야 할 때를 맞이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적인 갈등과 큰 아들이 가진 능력 이상으로 아들에게 압박하면서 생기는 부자간의 갈등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못난 사람이다. 자기 능력과 현실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허세만 부리면서 큰 소리만 치고, 자기만 그러면 또 모르는데, 큰 아들의 능력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크게 될 것이고, 그래야 한다고 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좋은 인상은 아니다. 그런데도 그는 그렇게 배워왔고,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죽어갔다. 그는 천성적으로 그래야 했다. 서부나 알래스카를 찾아갔던 그 아버지와 형들의 모습에서 그는 그렇게 배웠다. 그리고 세일즈는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지나치지 않은 약간의 과장.....
인상적인 장면은 찰리와 카드 놀이를 하면서 형을 회상하는 장면인데, 두 개의 상황이 뒤섞이면서 입체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장면이 또 있는데, 술집에서 삼부자가 술을 마시면서 비프가 보스톤으로 윌리의 호텔에 찾아가서 만났던 장면도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어지러워 보이는데, 이런 어지러움이 윌리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더 잘 그려낸 것 같다.
아버지들의 삶을 얘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작품인 만큼, 나도 아버지가 되어서 읽어보니 주인공의 상황과 마음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하룻 동안의 일이지만 무대는 거실, 부엌, 마당, 계단, 술집, 찰리의 집, 하워드의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을 입체적인 무대 장치로 마련할 수 있도록 희곡을 작성한 것 같다. 중간중간 배우들이 등퇴장하면서 집기를 들고나가도록 지시하는 지시문을 보면서 이런 부분을 상상할 수 있었다.
예전에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영화로 본 적은 있는데, 자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읽으면서 영화의 장면들이 연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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