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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 13] 오크밸리 13: 첫 보딩
    바람의 시선/스키/보드 2018. 1. 24. 14:45
    오늘도 새벽차 타고 오전 오후 타고 돌아왔는데, 오늘은 보드를 탔다. 이번 시즌 첫 보딩이었다. 감각이 여전히 잘 살아있는지 궁금했는데, 기본적인 턴은 잘 되고, 안되는 것은 여전히 안된다. 중상급에서 힐턴이 터지는 문제 여전했다. 그런데, 중급에서는 카빙을 재미있게 탔다. 중상급 하단에서 느꼈던 그 카빙이 자연스럽게 되었기 때문에 이후에는 계속해서 중급에서만 탔다.

    그동안 나는 왜 중상급과 중급을 똑같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스키 기준으로는 중급과 중상급에서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해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보드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사실 오늘 여러가지 일진이 최상은 아니었다. 셔틀버스도 안태운 사람 있다고 다른 지역을 돌아오는 바람에 30분이나 늦은데다 아침에 렌즈를 끼는데 눈 뒤로 돌아가서 렌즈도 못 끼고, 이물감 있는 상태에서 안경 쓰고, 그 안경에 김서리리는 등 여러가지 조건이 내가 생각한 조건과 맞지 않아서 오전만 타고 가려고 했는데,  중급의 맛을 들이고나니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오후까지 탔다.

    거기다가 오늘따라 단체가 점심시간을 길게 했는지 2시 가까이에나 들어와서 중급 슬로프가 계속 비어 있었으니 이 찬스를 놓칠 수가 없어서 정말 처음 배울 때 탔던 것처럼 머슴 보딩을 했다. 9시에 타기 시작해서 10시 10분까지 타고 30분 쉬고 10시 40분부터 2시까지 3시간 넘게 쉬지 않고 탔다.

    그렇게 타니 영하 10도라는데도 춥지 않았다. 스키 탈 때는 1시간 타고서 손이 시린데 보드는 손도 시리지 않고 발도 시리지 않았다. 몸도 춥지 않았고. 움직임이 스키보다 많아서 열을 더 많이 내는 것 같다. 결국 추운 날은 스키보다 보드라는 법칙을 발견했다.

    2시에 늦은 점심 먹고 3시부터 4시까지 사우나에서 몸 풀었다. 원래는 점심 먹고,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을 더 탈까도 생각했지만 더 타봐야 체력만 떨어져서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 같고, 설질도 안 좋을 것 같아서 거기서 마무리했다.

    한 가지 웃기는 것은 보조 배터리를 왼쪽 가슴 안주머니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스키장에서 보니 없었다. 그래서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집에 와서 잃어버렸다고 아내에게 얘기하면서 주머니를 열어보니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인가 살펴보니 가슴 주머니가 안 주머니와 바깥 주머니 두 개가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왼쪽 가슴 안 주머니에 넣고, 바깥 주머니를 찾아보니 없어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잃어버렸을 때 아깝다고 생각했고, 그렇지만 포기한 상태에서 짠~하고 나타나니 새 것을 얻은 것 같이 기뻤다. 간사하기는....

    여러가지 이야기거리가 많은 첫 보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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