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 차 타고 야간까지 타고 돌아왔다. 다음 주에는 일이 있어서 일주일 내내 타지 못 할 것 같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마음껏 탔다. 그런데 시작부터 꼬였다.
셔틀을 탔다. 기사님이 아주 샤프한 분이신지 시간을 칼 같이 지켰고, 운전도 매끄럽고 길 상태도 좋아서 8시가 되기도 전에 도착했다. 땡보를 하기에도 넉넉한 시간이었다. 거기다 집에서 렌즈를 깔끔하게 끼고 와서 더 준비할 것이 없는 상태인데, 보관함이 잠겨서 장비를 못 뺐다. 투숙객 전용 보관함이 열려 있길래 무단으로 보관하다가 그 보관함이 배정이 되어서 배정된 투숙객이 장비 넣고 내 장비까지 곱게 잘 보관한 것이다.
프론트에 사정을 얘기하니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연락드릴 수는 없고, 10시 정도에 연락 한 번 드린다고 한다. 땡보딩을 하면서 꿀설질을 즐기겠다는 나의 꿈이 물건너가는 순간이었다. 사실 내 잘못이니까 할 말이 없었고,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닌게 아니라 어제 밤에 아내한테 보드를 무단으로 그렇게 보관했다고 하니까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하느냐고 하길래 잃어버려도 되고, 그러면 새로 장만하면 된다고 했는데, 잃어버리지는 않으면서 타지는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단 연락을 기다리면서 보호대 착용하고 있었다. 부츠까지 신고 있을까 하다가 그건 너무 기약이 없을 것 같아서 그만 두고.... 아무튼 기다리면서 한 생각은 그래도 오늘 안으로는 연락이 올 것이고, 최소한 오늘 안에는 타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마음을 그냥 놓아버렸다.
그러다 9시 40분 정도에 프론트에서 연락이 왔다. 11시에 퇴실하면서 장비도 그 때 같이 빼주겠다는 내용이었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런데, 키만 먼저 받아서 내 장비를 먼저 빼면 안 되겠냐고 해서 간신히 그렇게 했다. 키 받아서 장비 빼고, 키 돌려주고, 준비하니 10시 30분이었다. 아침 땡보를 했으면 한 타임 쉴 시간이었다. 오늘 야간까지 탄다니까 적당히 하라는 주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이후는 주구장창 탔다. 1시30분까지 타고 점심 먹었고, 다시 3시부터 5시까지 오후를 탔고, 저녁 먹고 6시30분 땡보딩 을 다했다. 꿀맛이었고, 그래서 자신있게 들이댔다. 그렇게 쉬지 않고 9시까지 탔다.
마지막으로 9시부터 10시까지 사우나를 하고 10시 30분 차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사우나는 이미 8시에 종료해버렸다. 시작이 꼬이더니 마무리도 꼬인다. 수미상관. 그래서 로비에서 그냥 쉬었다. 다시 장비를 챙겨서 탈 수는 없으니....
아무튼 근래에 들어서 가장 마음껏 탔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