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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7] 사피엔스: 우리가 바란 역사와 미래는 어디에....
    행간의 접속/역사 2017. 5. 30. 14:46
    책이름: 사피엔스
    곁이름: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지은이: 유발 하라리
    옮긴이: 조현욱
    펴낸곳: 김영사
    펴낸때: 2015.11

    이 책은 역사 이전의 역사부터 현재까지의 인류를 얘기하고 있다. 기록이 남아있는 시대의 역사는 분석하고 실증하면 되는데, 기록이 없는 시대의 역사는 추측할 뿐이다. 여러 역사가들의 추측은 설득력은 있어보이지만 검증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다. 

    1. 인지 혁명

    사피엔스는 현재의 인류가 된 유인원의 하나이다. 원숭이가 진화하여 여러 유인원이 나오게 되었고, 그 중에서 사피엔스가 현재의 인류가 된 것이다. 왜 하필 사피엔스일까? 지은이는 사피엔스는 생각하고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생 인류로서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인지혁명이다. 그렇다면 왜 사피엔스에게만 그런 능력이 생겼을까? 그건 알 수가 없다. 일종의 돌연변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고, 허구를 말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집단적인 상상은 신화를 통해 개인을 공동체로 묶을 수 있고, 공동체의 협력은 부족, 도시, 국가, 제국의 형태로 발전하여 문명을 만들 수 있었다.

    인지 혁명 이전에 인간 종은 모두 아프로아시아에 있었지만 인지 혁명 이후에 외부에 대한 전망을 품고 이를 벗어나 인도네시아 제도를 건너 호주로, 아메리카로 이동한다. 서구인들이 호주나 아메리카에 도착하기 전에 원주민들은 그 전부터 그곳에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대답을 하고 있다.

    2. 농업 혁명

    이들은 수렵생활을 했지만 대략 1만년 전쯤부터는 동물과 식물 종의 삶을 조작하는 농업혁명이 일어났다. 이 농업혁명에 대해서 여태까지 우리는 자연의 비밀을 파악하고, 자연을 지배하여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인류는 더 즐겁고 만족스럽게 되었다고, 발전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지은이는 농업혁명은 사기라고 말한다.

    농업혁명은 안락한 새 시대를 열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농부들은 대체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았다. 수렵채집인들은 그보다 더 활기차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고 기아와 질병의 위험이 적었다.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지은이는 누가 사피엔스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살펴보는데, 범인은 밀, 쌀, 감자 같은 식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밀의 관점에서 생각해본다. 중동 일부 지역에서만 살고 있던 밀은 지금은 전세계에 퍼져 있는 성공한 식물이라고 말한다. 사피엔스로 하여금 자신이 자랄 수 없는 환경에서도 자신을 키우고 돌보게 한 것이다. 밀이 우리를 길들인 것이다. 밀은 우리에게 그 대가로 무엇을 주었나? 없다. 

    농사를 짓기 위해 노동을 하면서 수렵에 익숙해진 육체가 불편해졌다. 각종 관절병, 디스크 등의 병이 생겼고, 곡류에만 의존하게 하여 흉년이 들었을 때 피해도 컸다. 수렵을 했더라면 이동해서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도 못했다. 또한 농업으로 인해 정착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강력한 적에게 위협을 당했을 경우에 쌓아둔 식량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서 위기를 자초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인류의 방향이 제4차 산업혁명으로 가면서 컴퓨터와 로봇에 많은 것을 의존하게 되는데, 누가 이러한 것을 원하는지, 이러한 혁명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우리가 동의했는지 생각해보면 농업혁명 때와 똑같다.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이 그러한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낙오되지 않고 생존하는 것.

    농업을 하는 일부 사람들, 엘리트들은 수렵생활보다 윤택했지만, 평균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한 종의 진화적 성공은 DNA를 많이 남기는 것이라고 할 때, 사피엔스는 농업혁명으로 인구가 늘어나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위해 삶의 질은 낮아졌다. 이게 농업혁명이 인류에게 씌운 덫이다.

    인류는 농사를 지으면서 생산량이 많아지면 굶어죽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삶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획하였다. 그러나 예측 못한 일들, 예를 들면 전염병이 생기고, 가뭄에 취약해진 것 등의 문제들이 일어나면서 계획은 빗나갔다. 그런데도 인류는 농경을 포기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서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업혁명은 미래의 시간을 준비하게 만들었다. 수렵시대에는 미래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삶이었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농업은 달랐다. 미래의 상황을 예측해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인류의 주된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농업혁명은 생산력이 증가되자 도시나 국가가 만들어질 수 있는 상상의 질서를 만들어냈다. 우리가 믿는 신화나 국가, 민족 등은 모두 상상의 산물이지만 상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 이유들이 몇 가지 있다.

    1. 상상의 질서는 물질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2. 상상의 질서는 우리의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3.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다. 

    상상의 산물은 불평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인종에 대한 편견, 남녀에 대한 편견, 지역에 대한 편견. 그리고 이 편견들이 만들어낸 불평등한 인식과 제도 등을 우리는 믿는다. 

    국가가 등장하면서 통치를 위해서 데이터를 처리할 필요가 생기면서 숫자가 발생했다. 수렵시기에는 몇 개 있는지 알 필요가 없었다. 저장할 필요도 없었고, 있으면 먹었고, 없으면 안 먹었다. 그러나 농업 시기에는 곡식을 저장하고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치를 해야 하므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숫자가 필요했다. 게다가 많은 데이터를 기억할 수 없으니 기록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문자가 발생했다. 

    3. 인류의 통합

    농업혁명 이후에 인류는 화폐와 정치와 종교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화폐를 중심으로 한 무역이 생겨났고, 무역을 통해서 부를 축적한 국가가 그 부를 유지하고 더 축적하기 위해 국가체제를 강화하였고, 국가가 이루지 못하는 통합을 종교가 이루려고 하였다. 특히 다신교보다는 일신교가 배타적인 성격으로 인해 통합에 더 적극적이었다.

    그러면서 인류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을 수밖에 없으면서 다양성과 고유성은 소멸되고, 획일화된다. 

    4. 역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를 하면서 역사연구를 왜 하는지에 대해서 지은이는 말한다.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가령 유럽인이 어떻게 아프리카인을 지배하게 되었을까를 연구하면, 인종의 계층은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며 세계는 달리 배열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지평을 넓히기 위한 것. 필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한 것. 나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반드시 이 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5. 과학 혁명

    근대를 연 것은 과학이었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은 과학 혁명의 기초가 되는 사건이었다. 유럽인들은 새로운 땅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 땅의 모든 것을 수집했고, 연구했다. 중요한 것은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이론이 완벽하지 않으며, 아직도 모르는 것이 있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과학을 발전시켰다.

    과학은 자본주의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영원히 계속되는 경제성장에 대한 자본주의자의 믿음은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지식에 위배된다. 양의 공급이 무한정 확대될 수 있다고 믿는 늑대 사회가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멍청이들의 사회일 것이다. 그럼에도 인류의 경제는 근현대 기간 내내 어찌해서든지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왔는데, 이것은 오로지 과학자들이 몇 년마다 한 번씩 새로운 발견이나 장치를 들고 나온 덕분이었다.

    영원히 성장할 것이라는 자본주의의 믿음은 멍청하지만, 과학으로 이를 무마하려고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적인 모면인데, 우리는 이러한 위태로운 체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과학이 우리를 살릴 것이라고 광신하며 과학에 매달리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얘기도 있다. DNA로 차별하고, 로봇이 생각하고, 인류를 몰아내고..... 이러한 미래가 과연 우리가 바란 미래가 맞는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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