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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평 가족여행: 가장 만족스러웠던 스키 여행
    바람의 시선/가족여행/나들이 2017. 2. 22. 11:02
    용평 리조트로 가족여행을 왔다. 소셜에서 콘도가 괜찮은 가격으로 나왔다. 거기다가 워터파크 이용권까지 2장 포함되어 있었다. 2박이니까 워터파크를 4인이 이용할 수가 있었다.

    첫날 출발해서 진부의 부일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산채정식 하나인데, 찌개랑 두부조림 빼고는 모두 나물들이었다. 나물들이 15개정도는 된 것 같았는데,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다. 애들은 김 싸서 먹였는데, 그래도 잘 먹었다. 어른들은 나물에 고추장 넣어서 비벼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도 괜찮아보였다. 메뉴가 나물밖에 없으니 조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어른들은 비벼 먹으니 사람이 많아도 회전율은 좋아보였다.

    점심 먹고 횡계에 있는 아기동물농장에 갔다. 원래는 눈썰매를 탈 계획이었는데, 애들 컨디션을 보니 잘 탈 것 같지 않았고, 눈썰매는 할인도 없어서 셋째날도 타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첫날 탈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대체된 곳이 아기동물농장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병아리, 오리, 고슴도치, 다람쥐, 메추리, 어린 젖소, 양, 염소, 미니말, 강아지, 닭, 송아지, 타조, 말, 돼지, 기니피그, 토끼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고, 우리에 갖혀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먹이를 줄 수 있어서 체험하기 좋았다. 우리 애들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본 귀여운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했는데, 실제로 보니까 크기도 크고, 움직임도 사나워서 약간 겁먹어 했다. 특히 염소는 사나워서, 말과 송아지는 생각보다 커서 무서워했다. 개는 원래 무서워했고.... 그래도 울타리 안에 있는 양은 좋아했다. 먹이도 잘 먹었고, 털이 복실복실한 것이 동물같지 않은 느낌도 들었으니까..... 그런데, 나오면서 애들이 물었다.

    "엄마, 귀여운 아기 동물들만 있다고 했는데, 왜 무서운 동물이 있어요?"
    "무서운 동물 뭐?"
    "강아지요."

    거기에는 강아지도 있었는데, 사납게 짖고, 뛰는 것이 아이들은 무서웠나보다. 생긴게 우리 옆집 강아지처럼 생겨서 더 무섭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3시 조금 넘어서 타워콘도에 입실했는데, 방이 없는 원룸이었다. 부엌과 마루만 있고, 소파도 없었다. 아이들이 또 묻는다.

    "엄마, 왜 방이 없어요?"

    방은 없었지만 우리 네 식구 생활하기에는 충분했다. 지은지는 꽤 되었지만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는지 깔끔했다. 저 멀리 레드 정상이 일부 보였다.

    저녁 먹고 야간에는 스키를 탔다. 최근까지 용평 반일권이 이벤트로 많이 뿌려져서 중고장터에서 25000원에 1장 구할 수 있었다. 반일권 정가가 58000원인데 말이다. 주로 골드를 중심으로 탔다. 스키장은 여전했다. 

    스키를 타고 쉬면서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주부터 용평이 심야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계획은 첫날 야간 타고, 둘째날 심야를 타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내일 야간을 타야 한다. 반일권이 필요하게 되었다. 거기다 곤돌라 계획도 변경했다. 셋째날 체크아웃하기도 바쁜데, 오전에 곤돌라 타고 올라갔다 내려와서 눈썰매 타기가 바쁘다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둘째날 곤돌라 타고 올라갔다 내려와서 물놀이를 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그럼 리프트 1회권이 필요한데..... 리프트 1회권을 하느니 어차피 반일권을 구할 것이기 때문에 반일권 2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아내가 밤새 뒤척이면서 용평 반일권을 알람 걸어놓고 장터에 매복을 했는데, 둘째날 새벽 6시에 반일권 2장이 4만원에 떴다. 반일권 사용기한이 오늘까지였기 때문에 판매자도 많이 싸게 내놓았겠지만 네고를 요구했다. 1장만 2만5천원 하든지, 두 장에 3만원 하든지..... 결국 타협해서 35000원에 2장을 샀다. 그 이후로 반일권은 중고장터에 올라오지 않았다. 그 때 구한 것이 정말 운이 좋았다. 결국 어제 것까지 합쳐서 반일권 3장은 6만원에 구했으니 한 타임당 2만원에 스키를 탄 셈이다.

    둘째날은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올라갔다. 나는 스키를 들고 올라갔다. 애초 계획은 대충 사진만 찍고 금방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애들이 눈놀이를 하고 싶어해서 좀 오래 걸렸고, 그 사이에 나는 레인보우 슬로프를 5회 정도 탈 수 있었다. 정상에서 우리 네 식구 가족 사진을 찍었는데, 2~3년 후에 여기서 스키를 모두 타고 찍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그 때에 가서 오늘 일들을 얘기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애들은 간식도 먹고, 11시 정도에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나는 스키를 타고 내려왔고, 애들과 아내는 곤돌라를 타고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곤돌라와 슬로프가 만나는 곳에서 손도 흔들고,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었다. 애들이 아빠 스키 타는 것을 보고 즐거워했고, 자기들도 스키를 타고 싶다고 말했단다. 내년에는 꼭 같이 탈 수 있을 것 같다.

    피크 아일랜드에서 물놀이를 했다. 실내기온, 물 온도도 알맞았고, 파도풀도 아담하지만 실속있었다. 유수풀도 괜찮았다. 유아 미끄럼이 좀 밋밋했던 것이 아쉬웠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동선도 길지 않았고, 사우나도 여유로웠다. 둘째 아이가 쓰던 튜브를 바람 넣다가 터뜨렸다. 이제 튜브는 안 사고, 구명조끼로 물놀이를 해야 할 것 같다. 첫째는 깊은 물에서도 구명조끼로 제법 노는데, 둘째는 아직 구명조끼로 편하게 놀지는 못하고,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올 여름 정도에는 떨어지려나 모르겠다. 저녁 먹을 때를 맞추려면 나가야 하는데, 첫째는 아쉽다고 하면서 더 놀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제 체력적으로 물놀이장에서 저녁 먹고나서도 더 놀 정도가 되었나 싶었다.

    밤에는 야간스키를 탔다. 주로 골드와 그린에서 탔다. 이번 시즌 마지막 스킹이라고 생각하고 쉬지도 않고 탔다. 원없이 탔다. 이제 스키는 다음 시즌까지 안녕이다.

    셋째날에는 체크아웃하고 눈썰매를 탔다. 오전부터 눈이 내려서 바로 쌓이기 시작했다. 눈이 무거운 눈이라서 이 눈이 눈썰매장에 쌓이면 눈썰매가 잘 안내려갈 것 같았다. 눈썰매장에 도착해서 반일권을 2만원에 끊을지, 5회권을 15000원에 끊을지 고민하다 5천원 차이밖에 나지 않으니 반일권을 끊었다. 처음에는 두 아이 모두 신나게 탔는데, 둘째가 2번 타고 눈놀이를 하고 싶어했고, 첫째는 4번 타고 눈놀이를 했다. 눈썰매장에 애들이 별로 없으니 흥이 나지 않아서 별로 타고 싶지 않았나 보다. 둘째는 무빙벨트가 꿀렁하는 것이 무서워서 타기 싫다고 한다. 언니나 아빠가 손 잡고 갔으면 탔을텐데..... 그렇다고 어른 25000원을 끊을 수는 없었다. 결국 5회권을 끊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이들 마음과 체력을 가늠할 수 없으니 할 수 없었다. 결국 첫째는 그래도 7번 탔고, 둘째는 4번 탔다. 이래 저래 평균해서 손익분기점은 넘은 셈이었다. 그러나 그 앞에 키즈랜드의 어린이관람차를 타고 싶다고 해서 그것까지 태워줬다. 이제 눈썰매는 없다. 무조건 스키다.

    올라오는 길에 평창한우마을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특선으로 저렴하게 먹었고, 고기까지 사올 수 있었다. 다음에도 들를 것 같다.

    여태까지 다녀본 가족 스키여행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가격도 만족스러웠고, 가족 구성원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용평에는 용평만의 색깔이 있었는데, 그 색깔이 우리에게 잘 맞는 것 같았다. 매년 한 번 이상은 꼭 올 것 같은 느낌이다. 내년에 또 보자. 용평.

    ps 그런데, 내년에는 올림픽이라서 갈 수 있을지는 또 모르겠다. 그건 그 때 가봐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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