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1박2일로 오크밸리로 가족여행을 왔다. 내가 오크밸리 시즌권을 끊어서 가족들과 한 번 같이 오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2박 3일 동안 놀고 싶었지만 숙박비가 비쌌다. 휘닉스파크의 거의 2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애들이 놀거리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첫날 도착해서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목향이라는 곳인데, 불고기와 찌개가 맛이 있었다. 애들도 잘 먹었다. 곧바로 콘도 D동에 있는 수영장으로 갔다. 시즌권 구매자 할인쿠폰을 사용해서 4명이서 3만원에 들어갔다. 막내는 생일이라서 무료. 수영장은 그렇게 크지 않았고 레인과 바데풀, 유아풀이 있었는데, 문제는 수온이 좀 낮다는 것이다. 실내도 좀 춥고, 물에 들어가면 그런대로 버티겠는데, 물밖으로 나오면 으실으실 추웠다. 그나마 유아풀이 좀 따뜻했지만 거기도 오래 있으면 추웠다. 1시 정도에 들어가서 3시 정도에 나왔는데, 2시간 이상은 놀 수 없었다. 애들 입술이 보라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 나왔다.
체크인하고 객실로 들어갔는데, 업그레이드를 해주었다. 평일이라서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았나보다. 30평인데, 방도 크고, 화장실도 2개이고, 식탁도 넓고, 사용하기 넉넉했다. 불만은 식기 세척 상태와 인덕션이 에러가 많이 나는 것. 저녁 먹고 야간에 스키를 탔다.
둘째날에는 체크아웃을 하고 눈썰매를 타러 골프 빌리지 쪽으로 갔다. 눈썰매는 플라스틱 썰매가 아니라 튜브 슬라이딩이었다. 레일이 정해져있고, 경사가 급하지 않아서 헬멧도 쓰지 않았다. 다 타고 올라올 때에는 튜브를 끌어올리는 기계에 튜브를 올릴 때 애들도 태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애들도 주간권을 끊고 나와 아내도 주간권을 끊었는데, 한 번 타고나니 우리는 별 재미가 없었고, 예람이도 혼자 탈 수 있는 수준이어서 입장권으로 바꿨다. 30분 안에 환불할 수 있다고 해서. 알바들이 좀 모라라서 아빠들이 밀어주기도 했다. 알바들이 체계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서비스를 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어보였다.
여기 눈썰매장의 장점은 눈놀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눈썰매장들의 눈은 이미 얼어있어서 눈사람 만들기도 힘들었는데, 여기는 제설을 틈틈이 하기 때문에 얼지 않은 눈들이 있어서 눈썰매가 지겨우면 눈놀이를 할 수 있었다. 우리 애들도 휘닉스파크 눈썰매랑 여기 눈썰매랑 어디가 좋으냐고 하니까 여기가 더 좋다고 한다. 이유는 눈놀이를 할 수 있어서. 아이들은 더 놀겠다고 하는데, 올라가는 차가 막히기 때문에 4시에 나왔다. 11시 30분부터 4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 휴식시간 30분 빼고, 3시간동안 신나게 놀았다. 오늘 날씨가 추워서 눈썰매는 2시간 이상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서 애들이 보람차게 놀 수 있었다.
오크밸리 스키장만 다닐 때에는 몰랐는데, 숙박을 하니까 대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숙박이 좀 비싸지만 여러명이서 나눠서 내면 한 사람이 부담하는 것은 1박에 2~3만원 정도이고, 리프트권은 각종 이벤트로 1~2만원에 해결이 되니까 부담이 없었다. 오히려 가족단위로 오게 되면 부담이 되고, 여러명이 와서 스키를 타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오크밸리가 사람을 모으는 마케팅을 잘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