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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3] 박씨전 (낭군 같은 남자들은 조금도 부럽지 않습니다) : 조선판 원더우먼행간의 접속/문학 2013. 3. 18. 18:31
고전소설 박씨전을 읽었다. 기존에 알고 있는 내용들을 다 확인할 수 있었고,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들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은 박씨부인이 청나라 군사들과 전쟁터에서 맞닥뜨려서 싸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청나라 군사들이 피화당에 몰려 왔을 때 그들을 방어하면서 물리친 것이었다. 적극적으로 나가서 그들을 물리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용골대를 임경업이 완전히 무찌른 줄 알았는데, 왕이 항복했다는 문서를 보여주자 그들을 보내주는 것도 새롭게 확인했다. 결국 현실적으로 패배한 전쟁을 문학적으로 복수한다는 것은 일부분에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완전히 이긴 것이 아니라 일부는 이기고 일부는 패배를 인정한 것이니까... 하긴 역사적인 사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면 그것도 좀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너무 현대적인 관점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 박씨 부인의 생각이 너무 유교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히 시백한테 그런 것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역시 조선시대 소설일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조선시대 소설이 조선시대 생각을 담지 무엇을 담겠는가... 아무튼 그렇다는 얘기다.
반면에 여성 영웅에 대한 생각은 정말 파격적인 것 같다. 남자인 시백을 꾸짖는 장면은 찌질한 남자들에 대한 준엄한 가르침이었다. 못난 남자들 이거 보고 개과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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