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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2] 운영전(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 현대와 다르지 않은 사랑, 그 절절함행간의 접속/문학 2013. 3. 14. 13:32
고전문학 작품을 읽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문학사 공부할 때 작품명과 간략한 줄거리와 해제 정도만 익혔고, 문제집에서 지문 일부분만 보고서 대충 이런 식이구나 생각만 했으니 사실상 읽은 것이 별로 없는 셈이다. 그래서 고전문학 작품을 접해보려고 마음 먹었다. 어려운 원문이나 고전문을 그대로 읽을 수는 없으니 읽을만하게 풀어쓴 작품을 읽어야겠어서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를 읽기로 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서 어렵지 않고, 길지도 않고, 친절하게 풀어썼기 때문에 읽기에 좋았다.
유영이라는 사람이 안평대군이 살던 수성궁에서 술 마시고 잠들었다가 꿈에서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남은 책이 바로 운영전이라는 얘기다. 꿈으로 빠지는 액자식의 구성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야기가 나름 치밀하다.
운영전은 다른 고전 소설과 다르게 비극적으로 끝난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더욱 많이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내용상으로 봤을 때 정말 사랑에 대한 감정이 절절하게 드러나있고, 만나지 못해서 안타까워 하는 모습들이 생생하다. 만나기 위해서 마음을 졸이고, 간신히 만났을 때의 기쁨도 크고.... 사랑의 마음이 정말 잘 드러나있다. 악인이 있어서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은 것 같고.... 이야기를 재구성하라면 안평대군과 김진사가 운영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안평대군이 김진사와 운영의 관계를 의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부분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고전문학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와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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