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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4] 춘향전(사랑 사랑 내 사랑아): 공동창작이 빚은 풍부한 표현들행간의 접속/문학 2013. 3. 20. 17:04
고전소설의 대표선수 춘향전을 봤다. 내용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표현들과 전개는 잘 알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서 특히 표현의 풍부함을 볼 수 있었다.
한 장면 한 장면마다 표현은 풍부하다. 그냥 둘이 사랑을 나누었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운을 붙여서 말 장난 하는 것, 서로 업고 놀고, 말타기 하고, 옷 벗기고 등등 약간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전개를 늘리고 있었다. 이런 부분들이 반복해서 접하다 보니까 이렇게 늘리는 것도 표현 능력인 것 같았다. 아는 것도 정말 많았다. 중국 고사들과 그 인물들을 보여주는데, 나중에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고전 소설들은 이런 표현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춘향전은 유독 많다. 어느 개인의 창작이 아닌 구전되면서 공동으로 창작이 되어 살이 붙여진 것이라서 공동창작 예술의 정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물에 있어서도 춘향이 조신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몽룡이 이별을 할 수밖에 없음을 통보하는 장면에서는 머리를 쥐어뜯고 이도령을 잡아죽일 듯이 대드는 장면은 신선하기까지 했다. 이런 면도 있었구나....
춘향전의 내용을 아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풍부하고 다양한 표현을 맛보면서 문학의 맛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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