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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7-10] 임꺽정 7-10권 화적편: 미완행간의 접속/문학 2013. 3. 5. 00:13
1. 줄거리
앞에 있는 봉단편, 피장편, 양반편, 의형제편은 각기 여러 곳의 인물들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줄거리 정리가 되었으나 마지막 화적편은 이 인물들이 모두 함께 모여서 화적질을 하기 때문에 하나의 줄거리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에서 아내 3명 만든 것, 단오날 굿 구경 갔다가 싸움한 것, 서울에서 기생과 술 마시다 노밤이의 밀고로 잡힐 뻔 한 것, 산을 넘는 사람들에게 세를 받아 약탈한 것, 그 중 양반들은 더욱 호되게 한 것 등이 나온다.
화적편의 주된 이야기는 평산쌈 부분이다. 평안도 일을 맡은 김산 두령 도중에 평산에서 옛 동료 이춘동을 만나 입산을 권하고, 이춘동이 어머니 회갑을 지낸 후에 입산하겠다 하여 임꺽정 일행이 그 회갑 잔치에 참석하기로 하는데, 한편 서림은 처남이 억울하게 옥에 갇혔다는 얘기를 듣고 빼내려다 정체가 발각당해 임꺽정 일행을 배신하고 평산 회갑 잔치에 가는 것을 알려주어 관군이 임꺽정을 잡도록 도와준다. 한온이 서울 가는 길에 이 사실을 알고 황천왕동이를 통해 임꺽정에게 전하여 관군을 약올리면서 가벼운 싸움을 하며 큰 화는 미리 피하고, 대규모 군대가 소탕을 할 것에 대비해 본부를 자모산성으로 옮긴다.
그리고 소설은 미완으로 끝난다. 작가의 이야기를 보면 이후 자모산성에 있다가 구월산성으로 옮겨서 죽은 것으로 되어 있으니 이 사실에 따라 소설을 쓴다고 했는데, 미완이다. 정말 궁금하다.
2. 생각한 것
읽으면서 신분 차별에 대해서 임꺽정과 그 무리들이 반감을 가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양반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반말을 하는데, 천민이 양반과 말을 섞는 것 자체를 꺼리는 사회에서 반말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유교적인 질서에 대한 반항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다음에 양반들이 밑에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려면 머리도 좋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한온이 서울 가서 서림의 상황을 알아보려고 하는 장면에서 밑에 사람을 시켜서 알아보는데, 모든 경우의 상황들을 미리 예측하고 일러주고, 그것들이 될 경우와 안 될 경우를 또 계산해서 생각하고, 이를 잘 알아듣도록 설명해주는 등 이거 머리 나쁜 사람은 밑에 사람 부리지도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복잡했다. 밑에 사람이 똑똑하면 양반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임꺽정이 의적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 홍길동처럼 양반의 것을 빼앗아서 가난한 사람을 도운 적은 별로 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것도 빼앗는 경우도 있었고, 성안의 민가를 내쫗는 경우도 있었음을 봤을 때, 의적은 아닌 것 같다. 단지 양반을 싫어하는 도적일 뿐이다.
3. 이제 장길산을 읽자.
임꺽정을 읽었으니 이제 장길산을 읽으면서 두 소설을 비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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