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에서 이번 시즌 마지막 스키를 탔다. 마지막 스키를 위해 어디로 갈까 참 많이 고민을 했다. 첫번째로 설질이 좋은 곳을 가야했다. 그러자면 경기권이나 어설픈 강원권은 제외했다. 그래서 남는 곳은 성우, 휘팍, 용평, 하이원 등이 남았다. 네 곳 중에서 비용을 따져 보면 성우, 하이원, 용평, 휘팍 순이어서, 성우가 유력했는데, 하이원에 어제 눈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하이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5:00에 일어나서 5:50 차를 타고 8시 40분에 하이원에 도착했다. 슬로프 구성은 별로 바뀐 것은 없지만 아테나2 슬로프가 약간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파크가 아폴로1으로도 온 것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제우스에서 플루그 보겐과 패러렐로 몸을 풀고, 헤라2, 3에서 주로 탔다. 전에는 주로 헤라1에서 탔는데, 가운데 부분이 약간 솟아있어서 좀 불편했다. 전에는 그런 것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신경 쓰였다. 그래서 헤라2로 옮겨 갔고, 거기서 재미있게 탔다. 오전까지는 그냥 몸 풀면서 탔는데, 12시가 넘어서는 몸이 풀렸는지 제법 숏턴이 그려졌다. 일정한 리듬으로 후경이 나지 않으면서 정강이가 부츠 혀에 붙으면서 턴이 밀리지 않았다. 그래서 오후에는 숏턴을 주로 연습했다. 헤라3에서는 좀 경사가 있는 곳에서도 숏턴이 되는지 보려고 갔는데, 잘 되지도 않았고 감각만 잃어버려서 헤라2로 넘어와서도 자세가 잡히지 않았다. 잠깐 찾아온 숏턴이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이야...
3시 이후에는 체력이 서서히 떨어져서 스키를 누르면 허벅지가 아파서 조심조심 탔다. 괜히 무리해서 마지막 스키를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시즌 마지막 스키를 마치고 돌아왔다. 타면서 시즌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탔기 때문에 한 턴 한 턴 꼼꼼하게 탔고, 설렁설렁 막 타지 않았다. 이렇게 집중해서 탄 것도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월에도 강원도에는 눈이 오겠지만 상황이 여의치는 않을 것 같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아기 있는 아빠가 아기를 아내에게 맡겨둔 채 시즌 동안 6번이나 스키장을 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남편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내년에는 어떻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