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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키 3] 휘닉스파크 가족스키여행
    바람의 시선/스키/보드 2012. 1. 19. 22:14
    휘닉스파크 한화리조트로 가족 스키여행을 갔다 왔다. 애기 낳으면 스키장 못 갈 줄 알았는데, 부모님께서 애기도 봐주실 수 있다고 해서 모시고 갔다고 하면 너무 찔리고, 아무튼 갔다왔다.

    1.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는 가기 몇 주 전부터 가서 해먹을 음식을 생각하시면서 설레셨다. 불고기며, 떡국이며, 카레, 우동, 라면, 유부초밥, 각종 밑반찬, 과일 등을 푸짐하게 준비하셨는데, 매 끼니를 거의 사먹지 않고 콘도에서 다 해주실 계획을 세우셨고, 실제로 그렇게 다 하셨다. 이렇게 얻어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먹었다.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설레신 것은 아마 아들, 며느리, 손녀와 같이 여행을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특히 손녀를 오랜 시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매 식사를 준비하시고, 나머지 시간은 아기와 지내면서 아기를 보는 기쁨을 갖고 여행을 즐기신 것 같다.

    2. 아내 이야기 
    아내는 어머니가 음식을 그렇게 준비해주셔서 먹여주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것 같았다. 거기다가 아기까지 봐주시니 모시고 온 것이 아니라는 게 눈에 확 띄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숙박비와 음식 재료비, 곤돌라 비용, 휴게소 비용 등을 우리가 했다. 아기도 너무 어머니에게 떠넘기듯이 하지 않으려고 했다. 시부모님과의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데, 너무 신세만 지게 생겼으니 마냥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마음과 함께 오랜만에 스키를 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있었던 것 같다. 아내도 스키를 나름 좋아해서 한 시즌에 한 두 번은 갔었는데, 작년에 임신을 해서 못 갔었고, 올해도 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기회가 되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래서 첫째날과 둘째날 야간에 3시간 정도씩 열심히 탔다. 첫째날 막판에 보드에 받쳐서 넘어지고나서 몸이 좀 움츠러 들었지만, 둘째날에는 예전의 감을 회복해서 보람차게 탈 수 있었다. 아기는 잊고, 연애하는 기분을 느끼면서... 그래도 머리 속에는 아기가 계속 있었을 것이다.

    3. 아버지 이야기
    아버지는 스키장에서 별 다르게 하실 것은 없으셨다. 콘도 단지를 산책하는 것 정도, 정상 가는 곤돌라를 타는 것 정도... 그래도 아버지가 오신 이유는 어머니가 원하셨기 때문에, 그리고 손녀를 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좋은 풍경 보신 것으로 만족하셨으려나...

    4. 아기 이야기
    여행을 계획하면서 걱정했던 것은 아기가 장거리 여행을 견딜 수 있을지, 가서 잘 자고, 잘 놀고, 잘 먹고, 잘 쌀 수 있을지 등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본인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집에서처럼 잘 지냈다는 것이다. 거기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잘 지내면서 재롱도 떨고 그러니 나와 아내 입장에서는 고맙기까지 했다. 본인은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5. 나의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가족들이랑 같이 와서, 혹은 일행이랑 같이 와서 원없이 스키를 탈 수는 없다. 원없이 스키를 타려면 혼자 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스키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공기 좋은 곳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지내면서 스키도 좀 타고, 지내는 것으로 삼았다. 오랜만에 휘닉스파크에 왔으니 예전에 왔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면서 탔다. 아내와 함께 타는 것도 연애 느낌이 나서 좋았고....

    앞으로 아기가 좀 더 크면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가족과 이런 여행을 또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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