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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서울-대전: 내 보온병은 어디에..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9. 5. 3. 20:00
    어린이날과 개교기념일 등의 연휴를 이용하여 오랜만에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였다. 기간도 여유가 있었으므로 2박 3일간 서울-부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첫날인 오늘은 대전까지, 둘째날은 대구까지, 마지막 날 부산까지 갈 계획을 세웠다.

    대전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천안으로 가는 전철을 타고 가다 적당한 곳에 내려서 타고 가는 방법과 점프 없이 가는 방법이 있었는데, 점프 없이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대전을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1번 국도로 가는 것이다. 송파인 우리 집에서 1번 국도와 합류하는 가장 빠른 길은 탄천을 따라 가다가 죽전 이마트에서 23번 지방도를 타다가 다시 317번 지방도를 타고 오산까지 가서 1번 국도와 합류하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이 길을 따라 가기로 했다.

    김밥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탄천을 따라 분당과 죽전을 지나, 23번 지방도로 들어섰다. 죽전까지는 탄천을 따라 가는 자전거 전용도로로 달려서 별다른 긴장감 없이 느슨한 마음으로 갔는데, 23번 지방도부터는 자동차들과 함께 차도로 달리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달렸고, 그래서 그런지 속도감있게 갔던 것 같다. 차도로 달리면 자동차들과 경쟁하는 듯한 묘한 느낌이 있다.

    잘 달리다가 23번 지방도가 넒어지면서 길이 새로 생긴 것 같은 느낌을 주었고, 새로운 아파트 단지 쪽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었다. 길을 잘못 들어온 것이었다. 지도를 보니 고매동 어쩌고 근처였는데, 결국 이정표를 찾아서 간신히 317번 지방도를 찾아서 들어섰다. 더운 날씨에 체력을 버렸다고도 생각할 수 있었지만 여행하면서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금방 잊고 다시 달렸다.

    경기도권의 도시들은 이름만 들어보거나 전철로 지나가 보기만 하고 직접 가본 적이 없었는데, 이 기회에 한 번 직접 가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그런 도시 중의 하나가 오산과 평택이었다. 오산과 평택을 지나면서 경기도가 정말 많이 도시화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지방 자치제의 실시로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외형적인 것만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지제역을 지나면서는 옆의 꽃들이 예쁘고 역이 깔끔해서 잠깐 쉬면서 찍어보았다.

    오산을 지나면서 1번 국도를 타고 계속 갔다. 평택을 지났고, 점심은 경기도를 지나서 충청남도에서 먹어야 대전에 들어가는 데에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천안에서 먹으려고 했으나 너무 힘들어서 성환에서 먹었다. 성환의 감자탕 집에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여유있게 배를 불렸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체력 소모가 많은데, 이럴 때 많이 먹는 것이 감자탕과 순대국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맛있게 잘 먹어서 힘이 났다.

    성환을 출발하여 천안을 지났다. 천안은 2007 자여사 상주 정모의 출발지였기 때문에 한 번 와본 적이 있고, 대학 동기 결혼식에도 왔던 기억이 있어서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천안을 나오면서 잠시 쉬었던 가게에다 보온병을 놓고 나왔다. 적당한 곳에서 쉴 때 물을 마시려고 보니 물병이 없었다. 이런 낭패가.... 정말 절망스러웠다. 평소에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 성격인데, 체력이 부치다보니 세세한 것들을 챙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할 수 없이 보온물병 없이 주행을 했다.

    천안을 지나고 조치원을 지날 때까지는 지루했고, 다시 조치원에서 대전을 가는 길은 더 지루했다. 경기도는 조금만 가도 바로 바로 도시들이 나왔지만 충청남도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언덕은 그렇게 많지 않아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결국 유성구쪽으로 해서 대전으로 들어왔다.


    전국일주를 할 때에는 공주와 계룡산 쪽으로 해서 대전에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1번 국도로 해서 들어온 것이 좀 달랐다. 대전에서 내가 할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마트나 수퍼에서 적당한 보온물병을 사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적당한 찜질방을 정해서 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성 쪽에 있는 롯데마트에 갔더니 계절 상품이라서 여름에는 없다고 해서 못 사고, 월평 쪽에 있는 이마트에서 보온병도 사고 밥도 먹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모텔도 많고, 찜질방도 있어서 거기서 첫날밤을 보냈다.

    오랜만에 라이딩을 해서 그런지 자전거가 몸에 딱 붙는 느낌을 갖지 못했었다. 아마 마음이 너무 앞서서 그랬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했다. 마음이 앞서지 말고 느긋하게 자전거와 마음이 함께 가도록 맞추면 자전거는 더 잘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전거와 내가 하나 되는 느낌이 있어야 했다.

    내일은 대구까지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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