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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앙코르 유적 2일차: 앙코르 톰, 따 께우, 따 프롬, 프놈 바켕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09. 1. 13. 15:54
2일차에는 앙코르 톰과 따 프롬, 프놈 바켕을 자전거로 돌아봤다. 앙코르 유적의 중심에는 앙코르 와트와 앙코르 톰이 있는데, 앙코르 와트는 오다가다 언제든지 들릴 수 있으니까 일단 앙코르 톰을 중심으로 보기로 한 것이다.
1. 앙코르 톰
앙코르 톰은 일종의 성이다. 성 안에 사원이 있고, 궁이 있다. 지금은 별로 없지만 마을들도 있었을 것 같다. 앙코르 톰의 중심에는 바이욘이 있다. 바이욘은 사원이다. 돌을 쌓아서 만들었고, 돌들도 다 깎고 다듬었다. 거기에다가 각종 무늬와 신상을 부조로 새겼다. 부조가 없는 돌이 없고, 새겨진 부조들도 대충 깎은 것이 아니라 정말 섬세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웠다.
이렇게 수준 높고, 아름답운 부조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완성 과정에 대한 몇 가지 경우를 생각하게 한다.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몇몇 사람이 인생을 바쳐서 이러한 작품을 완성한 경우와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매우 많은 사람들이 모두 달려들어서 완성한 경우, 아니면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바치고 완성하지 못했지만 대를 잇는 예술가들이 또 인생을 바쳐서 완성한 경우. 어떠한 경우에도 예술가들은 인생을 바쳤을 것 같다. 그들이 그때에 예술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바이욘의 남문으로 들어가서 기둥에 있는 압살라 무희의 부조이다. 앙코르 유적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다. 어디에나 있다. 그러나 질리지 않고, 사랑스럽다.
바이욘의 2층에서 1층을 내려다 본 모습이다.
바이욘의 2층 주변이다. 바이욘의 모든 예배당에는 4면에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그 얼굴의 미소가 또 일품이다.
아래 사진은 바이욘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바이욘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바이욘을 나와서 전체적으로 본 모습이다. 멀리서 보면 잘 안 보이지만 우뚝 우뚝 솟아있는 예배당 위에는 4면마다 얼굴이 조각되어 있고, 돌들은 하나하나 깎아서 쌓은 것이고, 동서남북은 정확하게 대칭이 되어 있다. 잘은 모르지만 여기가 신의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감동적이다.
바이욘을 나오면 북쪽에 바푸온이 있다. 바푸온은 힌두교 사원이다. 현재 복원 중이다. 앞쪽에 있는 것은 문이고, 뒤쪽에 회색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 본당이다. 공사 현황 안내를 보니 저 위로 2~3배는 더 높게 올라가는 것 같더라.
바푸온의 문에서 무지개 다리를 배경으로 본 모습이다. 무지개 다리는 힌두 신화에서 지상과 천당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한다.
바푸온 옆에는 피미야나까스가 있다. 여기도 힌두교 사원이다. 바푸온보다는 좀 작다.
바푸온과 피미야나까스 앞에는 코끼리 테라스가 길게 늘어서 있고, 코끼리 테라스의 제일 끝에 라이왕의 테라스, 일명 문둥이 테라스가 있다. 6m 정도 되는 벽들이 서있는데, 벽과 벽 사이에 골목이 있다. 알고 봤더니 적적을 방어하기 위한 이중 벽이었다. 벽이 두 개 있으니 골목이 생겼고, 나는 그 골목에 관심이 있었다.
골목 안에 들어가면 부조가 새겨져 있고, 골목은 직각으로 왔다갔다 꺾이면서 테라스를 둘러서 있다.
2. 따 께우앙코르 톰의 동쪽 문(사자의 문)을 나와서 따 프롬으로 향했다. 따 프롬으로 가기 전에 따 께우에도 잠깐 들렸다. 들르려고 들른 것은 아니고, 따 프롬인 줄 알고 올라갔다가 보니까 따 께우였다. 따 께우도 피라미드형 사원이다.
3. 따 프롬
대표적인 앙코르 유적을 3개 뽑으라면 앙코르 와트, 앙코르 톰과 함께 따 프롬을 뽑을 수 있다. 일단 이런 곳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불교 사원인데, 자연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성장이 빠른 열대 지방의 뽕나무가 유적의 담이나 예배당을 밟고 서있다. 그냥 얹혀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삼키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 툼 레이더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위의 사진에 있는 나무가 저것으로 끝이 아니다. 담 안으로 들어가면 저 나무는 아래 사진처럼 되어 있었다.
뿌리가 굵은 것들도 있지만 가는 뿌리가 여러 개 있는 나무들도 있다. 어쩌면 여러 나무가 합쳐진 것일 수도 있다. 자기들 마음대로 접 붙이기 한 것일까? 그래도 기특한 것이 드나드는 문은 남겨놓았다.
아래 사진은 따 프롬에 있는 사원 먹는 나무 중에 가장 큰 나무이다. 그래서 사진 찍으라고 촬영 공간도 만들어 놓았는데, 사진 찍으려고 저기 서있으면 찍기도 쉽지 않다. 사람 중심으로 찍으면 뒤에 뿌리만 나오고, 나무 중심으로 찍으면 사람이 너무 작게 나오고.... 아무튼 웬만한 카메라 아니면 각이 안 나온다. 그만큼 크다.
따 프롬에서는 카메라를 어디에 두어야 할 지 모르겠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비로워서 나중에는 찍는 것을 포기하고 싶은 정도였다. 카메라에 무엇을 담는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무의미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나중에 와서 한 번 더 와서 동영상도 찍었다.
3. 프놈 바켕
프놈 바켕은 앙코르 와트와 바이욘의 사이에 있는 사원이다. 여기가 다른 곳과 다른 점은 산에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담하다. 높이가 60m 정도이니까 15분 정도 올라갈 수 있는 그냥 언덕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그 언덕에 프놈 바켕이 있다. 다른 유적들에 비해서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조금 전망이 좋고, 그래서 일몰을 보기 좋다.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면서 사람들은 프놈 바켕으로 몰린다. 일몰은 대략 6시 정도에 이루어지는데(1월달) 그 때 즈음에는 해가 지는 서쪽 방향은 앉을 데가 없다.
내가 갔을 때에는 날이 좀 흐려서 구름 사이로 해가 지는 모습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해의 색깔이 숯불 같이 빨갰던 것이 기억이 난다. 유의 사항 중의 하나는 해가 진 후에는 금방 어두워지기 때문에 너무 꾸물대면 가파른 계단을 어둠 속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평지만 다녀서 약간 지루했는데, 언덕이지만 산행을 하는 것도 좋았다.
아래 사진은 일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있는 프놈 바켕의 모습이다.
4. 숙소로 돌아오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어두웠다. 유적지 근처 길에는 가로등이 없다. 시엠립 근처로 가면 건물 불빛이라도 있지만... 지나가는 차라도 없으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위험하다는 생각, 길 옆의 까만 숲을 보면 약간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도 길을 보면 편했다. 길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길이 있는 곳에는 인간이 있다. 그래서 길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은 며칠 후에 실제 상황으로 증명되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이국의 신비로움 속에서 지내다 보니 하루가 지났다. 내일은 툭툭을 타고 조금 먼 곳으로 가기로 했다.'바람의 시선 > 여행/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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