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에 대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느낌들, 생각들, 관습들에 대해서 정리한 책이다.
파랑은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서 호감, 조화 정절의 색이고, 차갑고 먼 색, 남성적이면서 동시에여성적인 색, 정신적인 미덕의 색이다. 다른 것은 이해가 가는데 여성적인 색이라는 것은 좀 낮설었다. 설명을 보니까 조용하고 수동적이며 내향적인 면이 있고, 파랑은 물을 나타내는데 물은 여성적이라는 것이다.
빨강은 열정의 색, 사랑의 색, 증오의 색, 왕과 공산주의의 색, 환희와 위험의 색이다. 파랑을 여성적인 색이라고 했으니 빨강을 남성적이라고 했다. 빨강은 적극성, 공격성의 색으로 남성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까움과 시끄러움도 나타낸다.
노랑은 낙관과 질투, 즐거움, 이성, 배반의 색을 나타낸다. 그리고 유쾌함과 친절, 즐거움과 낙관적인 색이다. 노랑이 이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검정은 힘과 권력, 죽음의 색이다. 부정의 색이고 우아한 아름다움의 색이다. 죽음을 나타내므로 슬픔의 색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복은 검정색이다. 비밀스럽고 내성적인 색이고, 더럽고 악하거나 나쁜 색이다. 그러나 패션 디자이너들은 유행을 타지 않고 내면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요란하게 꾸밀 필요가 없는 검정은 우아한 색이 될 수 있다.
흰색은 순결한 여성의 색, 선과 유령의 색, 시작과 새로움의 색, 진리와 완벽의 색, 조용함과 순수의 색이다.
녹색은 봄과 번영의 색, 생산과 희망의 색, 시민의 색, 중앙의 색, 자연과 생명의 색, 미성숙과 젊음의 색이다. 녹색이 시민의 색이라는 것은 복식규정이 있던 시기에 정해진 것이다. 귀족은 빨강은 귀족, 녹색은 시민의 색이었다.그래서 영국에서 국민이 선출하는 하원의 의자는 녹색이고, 귀족만이 들어가는 상원의 의자는 빨강색이다.
주황은 즐거움, 맛있는 색, 비현실적, 자유분방함, 튀는 색이다.
보라는 권력, 신학, 마법의 색이다. 보라색은 오직 황제만이 쓸 수 있었기 때문에 권력을 나타낸다. 인위적, 부자연스러운 색이다.
분홍은 달콤하고 다정한 색, 남성적인 색에서 여성적인 색이다. 애교와 예의바른 색이다.
금색은 돈, 행운, 사치, 화려함의 색이다.
은색은 속도와 돈과 달의 색이다. 차가운 거리감, 밝고 깨끗하고 지적인 색이다. 금과 비교했을 때 은은 화려하거나 시끄럽지 않으므로 은은 한 발 뒤로 물러선 지적인 모습을 준다. 현대적이고 우아한 색이다. 현대적이라는 것은 철, 알루미늄, 크롬, 니켈, 티타늄 등 현대적인 재질로 생산되는 현대적인 디자인 제품들이 은색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은은 디자인에서도 새로운 양식이 나올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은은 절제의 색이고, 이런 절제 속에서 우아함이 나온다. 내가 은색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갈색은 아늑한 색, 속물과 어리석음의 색이다. 갈색은 다른 색의 힘도 빼앗는다고 한다. 갈색 옆에 있으면 빨강은 약해지고 파랑은 명확함을 잃고, 노랑도 광채를 상실한다. 그래서 남의 눈길을 끌기보다는 남의 비위를 맞추기 대문에 속물의 색이라 한다. 아늑함은 갈색이 실내 인테리어의 색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인위적이지 않고 편안하고 아늑함을 준다. 가구, 양탄자, 벽과 천장의 목재장식 등이 그러하다.
회색은 우울한 권태의 색, 유행에 뒤진 색, 잔혹한 색, 심사숙고의 색, 감정없음, 무관심, 겸손의 색이다.
괴테는 감각적, 정신적 색의 범주와 사회적 관련성을 정리했는데, 퍼플레드는 아름다움, 천재성, 지배자를, 빨강은 고귀함, 이성, 귀족을, 노랑은 좋음, 이해력, 학자를, 녹색은 유용함, 감각성, 시민을, 파랑은 평범함, 감각성, 노동자를, 보라는 쓸모없음, 상상력, 예술가를 나타낸다.
그러나 그런 관념들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문화적, 언어적, 역사적인 배경들이 있는 것은 그런 것도 설명해주었는데, 그것이 독일 중심의 혹은 서구 중심의 문화, 언어,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서 우리의 것들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우리 연구자가 우리의 문화, 언어, 역사적인 바탕으로 우리가 바라본 색에 대한 정리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