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2020년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고우리에게 경고하는 내용이다. 초고령사회가 먼 훗날 얘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글 쓸 당시인 2005년에는 15년 남았고, 내가 읽은 2008년에는 12년 남았다. 그것도 여유있게 잡아서 그렇지 고령화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라면 그보다 1~2년 정도 더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개념부터 따져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고령화 사회는 7%, 고령사회는 14%, 초고령사회는 20% 이상인 경우이다.
그렇다면 초고령사회가 되면 무엇이 문제인가? 가장 먼저 일할 사람이 줄어든다는 얘기이고, 경제가 돌아가지 않게 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거기다 노인들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의료비 등 각종 복지비의 비중이 커진다.
또한 우리가 기대고 있는 연금도 조만간 바닥날 것으로 보여 15년 후의 노인(나도 포함될 것 같다)들은 연금에 기댈 수도 없을 상황이다. 게다가 우리처럼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나라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선례를 배우는 것도 쉽지 않다. 다른 나라의 선례라고 해봐야 실패한 선례들이니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은 배울 수 있어도 이렇게 해야 된다는 가르침은 어디에도 없다.
이에 대한 지은이의 해법은 인생을 두 번 살자는 것이다. 인생을 번식기(제1인생)과 번식후기(제2인생)으로 나누어 번식후기의 인생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번식기는 현직에서 은퇴할 때까지의 삶이고, 번식후기는 그 이후의 삶으로 볼 수 있는데, 지은이는 '은퇴'라는 개념부터 추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1인생에서 해야 할 일이 있고, 제2인생에서 해야 할 일이 있으므로 그 일을 찾아서 하면 된다는 것이다.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일들을 하는 사람은 계속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예술가나 농업 종사자들의 경우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첫째, 젊은이들이 자식을 낳아 기를 수 있는 양육환경, 교육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둘째, 제2인생을 사는 사람도 기본적으로 모두 직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갖춰야 한다. 셋째, 국민 전체의 건강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개인은 자신의 건강을 돌봐야 한다.
그 다음 문제는 이 해법과 조건들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필요한 조건 중에서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만만치 않다. 양육과 교육의 문제, 그리고 노년이 일하는 사회 구조 만들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웬만한 사회 문제는 거의 다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작가가 말한 초고령사회가 되는 2020년이면 나도 50대가 되고, 서서히 퇴직 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그럴 나이지만, 그 때의 기준으로 보면 그것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솔직히 모르겠다. 지금의 시대는 1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므로, 미래를 대비하여 무엇을 한다는 것이 도박처럼 느껴진다. 인생을 투자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시대는 솔직히 정말 암울하다. 그래도 찾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