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책 26] 디지털 치매: 디지털 시대에 현명하게 머리 쓰는 법은 없는가?
    행간의 접속/교육/청소년 2025. 8. 23. 00:47

    책이름: 디지털 치매
    곁이름: 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
    지은이: 만프레드 슈피처
    옮긴이: 김세나
    펴낸곳: 북로드 더난 컨텐츠 그룹
    펴낸때: 2013.03.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디지털로 인한 여러 문제와 부작용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책이다. 번역한 책인데, 불편하지 않았고 지은이가 좀 성격이 직선적이고, 다혈질이라는 것을 문체에서 느낄 정도로 섬세하게 번역을 했다. 이 책의 지은이가 지적한 여러 문제와 부작용들을 뽑아보았다.

    지은이는 가장 먼저 직접 생각하지 않는 것을 지적한다.

    그런데 내가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상당수 교사와 교수조차 배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생들은 내가 인터뷰나 질문에 대한 대답을 거절하면 “그 주제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못하면, 전 나쁜 점수를 받게 돼요”라는 편지를 보낸다. 누군가가 자신을 산 정상에 올려놔주는 것으로 등산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학생이 전문가의 생각을 묻는 것만으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어느 분야든 마찬가지다). 지식의 본질을 자기 것으로 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의문을 제기하면서 파고들고, 퍼즐의 작은 조각들을 의미 있는 하나로 완성해나가는 것,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접 해봐야만 한다. 이러한 능력은 모든 전문 지식과 마찬가지로 많은 실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토대로 마련되며, 무엇보다 자료의 출처와 그에 대한 신뢰성 등 많은 것에 대한 확실한 지식 습득에 기초한다. 한마디로 요약해, 실상은 반드시 ‘꿰뚫고 들어가이야’ 하는 것이다


    디지털화된 세상은 인간을 편하게 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다보니 공부도 편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지은이는 이에 대해서 지식의 본질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현상을 비판한다. 그리고 학습을 할 때 우리의 뇌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학습은 새로운 신경 세포들이 연결되는 것인데, 이러한 연결이 사멸되지 않고 유지되려면 어렵고 복잡한 학습 과제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머리를 좀 복잡하게 쓰도록 만드는 학습과제들이 진정한 학습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쉬운 학습 과제만 수행하는 것은 실력이나 능력의 향상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고, 이는 질적인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양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디지털 미디어는 뇌에서 학습이 이루어질 때 심도있게 확인하게 하기보다는 피상적으로만 확인하게 하는 경향이 있고, 이렇게 피상적으로만 내용을 확인하게 되면 뇌가 활동하는 양이 적게 되어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교실에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때에 학습의 본래 행위와는 무관한 것들(배터리 방전, 로그인의 문제 등)이 학습을 방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기억과 저장매체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학습을 통해 머릿속에 넣는 것과 클라우드에 넣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정신적 활동을 디지털 파일 저장매체나 클라우드 속으로 옮겨놓을 경우, 직접적인 뇌 이용이 줄어드는 것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새로운 정보의 각인을 위한 동기부여가 변화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어딘가에 저장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에 관해 머리를 쓰지 않는다.

     

    이거 딱 내 이야기이다. 책을 읽고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이를 다시 보거나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단지 그 내용 블로그에 있지 하면서 머릿속에 넣으려고 하지 않는다. 머리를 많이 쓰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블로그를 안 쓰는 것보다는 쓰는 것이 낫다고 본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여학생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도 이야기하는데, 페이스북을 많이 하는 여학생이 여러 사람들과 많이 소통하니까 인간관계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인간관계가 더 많았고, 페이스북을 적게 하는 학생은 긍정적인 인간관계가 더 많았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뇌가 보여주는 능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보다 커다란 집단을 이루고 사는 것이 사회적인 역량을 증대시키고 또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뇌의 부위들도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회적 역량의 중가는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통해 표출된다. 이제, 앞부분에서 언급한 로이 피 교수의 연구를 살펴보면 페이스북과 같이 실제 접촉과는 거리가 먼 디지털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어린이의 사회적 두뇌 부위의 크가를 감소시키고, 이로써 사회적 능력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디지털 미디어는 사회적 두뇌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현실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마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마우스를 활용한 읽기, 키보드를 활용한 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마우스를 활용한 읽기는 행위를 통해서 익히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를 통해서 배우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눈앞에 제시된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행위를 통해 학습할 때만 뇌의 행위 활성 샘플이 학습한 개념적 구조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추론해낼 수 있다. 즉, 무언가를 학습하는 방법이 학습한 내용을 뇌에 저장되도록 하는 방법도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로써,많은 미디어 교육학자가 지지하는 것처럼 마우스만 클릭해서 세상을 알아내려고 하는 사람은 세상에 대해 훨씬 더 나쁘게, 그러니까 훨씬 더 천천히 생각하게 된다는 것 또한 분명해진다. 마우스 클릭은 결국 눈앞에 제시된 것을 보는 것 뿐이며,어떤 사안을 행위를 통해 접근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행위를 통한 배움과 책을 통한 배움에 적용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책도 어차피 간접적인 매체이니까. 그 다음으로 유아기 때 언어를 처음 배울 때 손으로 쓰는 것과 키보드로 쓰는 것에 대한 것이다. 손으로 쓰는 경우에는 뇌의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이 더 활성화되지만 키보드를 칠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이야기한다. 사실 내가 궁금한 것은 글을 처음 배울 때가 아니라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쓸 때 손으로 쓰는 것과 키보드를 활용해서 쓰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학습상으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디지털 미디어 중에서도 특히 게임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도 이야기한다. 결과가 너무 분명하게 예상되는 연구를 굳이 할까 싶지만 학문적으로, 객관화시켜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 당연한 결과를 보여준다.

    지속적인 학업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미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보면, 이러한 영향력은 문자언어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 즉, 전형적인 문화기술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문자언어 능력이 게임으로 인해 가장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문자언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나중에 다른 과목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점에서 비디오게임의 영향은 매우 비열하고 음험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유아용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노트북과 마찬가지다.


    그 다음으로 WOW를 통해 글쓰기 학습을 하자는 학자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비판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팝문화의 문학적 세계가 나름의 지적 가치를 가지고 있고 또 어린 남학생들을 문학으로 이끄는 강력한 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많은 교육자와 학자의 입맛에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맛있다는 입맛에 대한 논의를 유용성에 대한 논의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전통성을 지향하는 교육학자들을 비난하며, 이들이 “그들만의 책 문화”를 처음부터 전쟁게임의 문화보다 우위에 두고 있으며, 이는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WOW를 통해서 글쓰기 학습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나 이게 대세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다 하더라도 WOW 학습 주장 학자의 주장이 너무 간략해서 지은이의 비판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기는 그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디지털 네이티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생활화한 세대를 말한다. 이들이 학습을 할 때 어떻게 정보처리를 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정보를 조사한다는 것은 지난 150여 년간 지속되어 온 해석학적인 사슬을 잡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개별적인 것들을 통해 전체적인 것을 인식하고, 또 전체적인 것을 통해 개별적인 것을 인식한다는 뜻이다. 적합한 출처를 참조해서 살펴보고, 거기에서 진전이 없으면 또 다른 출처로 돌아간다는 뜻도 된다. 이 적합한 출처에는 많은 참고사항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안의 개척과 발굴은, 이렇게 돌고 도는(혹은 낙관적인 해석주의자들에게는 나선형으로 상승하는) 과정 그 이상은 아니다. 이러한 지식의 해석학적 사슬을 디지털 네이티브는 따라가지 못한다. 이들은 선택권 없이 잠깐 마우스를 클릭해서 살펴보고, 절대로 적합한 출처로 돌아가지 않는다. 수평적으로(다시 말해 피상적으로) 검색하지, 수직적으로(깊이 있게) 검색하지 않는다.
    실제 지식의 터득은 검색이나 훑어보기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정신적으로 고민하면서 사고의 고리를 이어가고, 질문 해보고, 분석하고, 내용을 새로 합성해냄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는 어떤 한 저장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그저 비트와 바이트를 전송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아울러 공동학습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 책이 2013년에 쓰여진 것이라서 코로나 이후로 급격하게 성장한 원격교육 툴이나 시스템에 대해서 언급할 수는 없었다. 현재의 상황을 다시 고려한다면 지은이의 이 주장은 한 발 뒤로 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학습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 디지털 네이티브들조차도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으로 학습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가 언급하는 전자책은 하이퍼링크가 난삽하게 했어서 정신 사나운 책이라서 단점이 있는 책인데, 그냥 보통 PDF나  EPub으로 된 책이라면 단점이 그렇게 많을까 싶다.

    나는 전자책이 종이책과 그렇게 다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용성 면에서 전자책이 우수하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면 전자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거기다가 책을 읽고 블로그를 작성할 때 발췌하거나 요약하고 인용하는 부분들을 일일이 타이핑하지 않고 복사해서 끌어다 쓸 수 있다는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여전히 전자책이 우선이다. 학습의 측면에서는 어떤 것이 더 우수하다고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비슷한 것 같다.

    그 다음 문제로 멀티태스킹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멀티태스킹은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는 것인데, 디지털 미디어는 이런 것들을 하기에 용이하다. 핸드폰하면서 영상 보고, 음악 들으면서 전자책 읽고, 이것에 대한 연구 결과도 뻔하고 당연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스트레스 증가와 통제력 약화, 불면증 우울증, 인터넷 중독 등에 대한 뻔하고 당연한 연구 결과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앞부분은 뇌신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디지털 미디어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깊이있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뒤로 갈수록 이미 당연하게 알고 있는 내용들을 언급하고 있어서 신선함은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읽으면서 기억과 저장매체에 대한 이야기, 키보드를 활용한 글쓰기,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전자책을 이용하는 것 등은 나에게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문제라서 관심 있게 읽게 되었다. 내가 지금보다 드라마틱하게 변할 것 같지는 않지만..... 지은이가 비판하는 내용을 조금 중화시켜서 얘기하면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할 때 과하게 의존하지 말라는 것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디지털로 흘러가는 이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과연 디지털 시대에 현명하게 머리를 쓰는 방법은 없는가? 그것이 숙제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