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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24, 25] 교육개혁은 없다1,2: 교육개혁의 전제는 사회개혁
    행간의 접속/교육/청소년 2025. 8. 15. 21:07

    책이름: 교육개혁은 없다1,2
    곁이름: 1. 한국은 왜 학벌 전쟁 사회가 되었나? / 2. 사회개혁 없이 교육개혁이 가능한가?
    지은이: 박정훈
    펴낸곳: 민중의 소리
    펴낸때: 2024.3.

    한국의 교육 문제를 총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1권은 사람들이 학벌에 매달리게 된 이유를 분석하고, 2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여러 보고서나 통계, 논문 등을 근거로 확인해 주고 있고, 우리가 몰랐던 것들을 새롭게 알려 주기도 한다. 그리고 결론은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으로 마무리한다. 그래도 현재의 한국 교육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밀도 있게 다룬 책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학력 경쟁이 벌어진 이유로 임금을 얘기하는데, 학력별 임금 차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다른 나라들도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 나라들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이유를 이야기한다.

    영국, 미국, 프랑스의 공통점은 대학 입학 경쟁은 치열하나, 경쟁에 뛰어드는 집단은 상위 계층이고, 대다수 국민은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다수 국민이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나라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영국 국민 대다수는 예측이 기능하고 안정된, 체제 안의 계급에 충실한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인들은 죽도록 공부하고 치열하게 사는 엘리트의 삶을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인종 차별과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고등학교 교육이 망가져서 대학 진학에 대한 의욕이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하고는 생각과 상황이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한마디로 국가가 개인의 삶들을 돌보지 않는 '각자도생'의 사회이고,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기본권이 부정되어 학력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이외에 자녀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해결 방안으로 개인의 삶에 대한 국가의 공공적 책무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학력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 사회에서 벌어지는 그 작동 원리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김부태 박사는 '한국 학력.학벌 사회론'에서 학력∙학벌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이익집단의 네트워크로 존재하고, 힘의 논리가 지배적으로 작용하며, 폐쇄적 경로를 통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에 따라 엘리트는 사회적 책무성이 결여되고, 중산층은 목전의 현실에 몰두하며, 일반 대중은 현실에 묵묵히 순응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특성은 권력과 기회를 독점하는 집단적 이기주의, 힘에 의존하여 안주하려는 기회주의, 공정성을 상실한 패거리 문화를 번성하게 하여 사회 전반에 정신적 지체를 낳았고, 한국 사회는 진보의 동력이 결핍된 보수적 사회가 되었다고 결론내립니다.

    단순히 학력, 학벌을 얻게 되면 임금의 차이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하고, 깊숙한 영역에서 차이를 발생시킨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이런 교육열은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을까? 누구는 조선시대부터의 과거제도를 이야기하지만 현대에 적용하기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얘기하면서 세 가지를 언급한다. 첫째는 사회 계층의 급격한 재편이다. 해방과 전쟁을 통해 삶의 기반이 급변했고, 그 기반에서 새로운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경쟁이 시작되었다고, 둘째는 가족의 생존 전략이다. 국가와 사회 제도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가족이 중요한 생존 전략 단위가 되었다. 학력은 어디에서도 효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자녀 교육이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안전망이 되었다. 셋재는 새로운 학력 엘리트의 출현과 학력의 신망 효과이다. 일반 국민이 학력 엘리트를 보는 시선이 나와 다른 존재라기보다는 나도 좋은 학교를 나오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1권 마지막에 '한국은 왜 학벌 전쟁 사회가 되었나?'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대한민국이 전쟁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1950년부터 3년 동안 치러진 전쟁을 마치지 않고 70년 동안 정전 상태에서 살아왔습니다. 정전 상태란 선전포고 없이 곧바로 전쟁을 개시해도 되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제3부 학벌 전쟁 사회의 형성과정>에서 김동춘 교수가 한국전쟁 이후 한국사회를 '전쟁이 운영 원리로 정착된 사회'라고 규정했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우리의 삶은 피난 상황의 연장이며 국가는 개인의 삶을 보호하지 않습니다. 군부독재 30년 내내 그러했고, 외환위기 이후' 헬조선'이 되어버린 각자도생의 나라에서 생존에 몸부림쳐왔습니다. 우리의 삶이 전쟁이고, 내 자식이 살아가게 될 사회가 전쟁인데, 어떻게 교육이 전쟁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국가가 정전 상태이고, 사회가 전쟁을 원리로 운영되는데, 어떻게 교육이 전쟁 상태를 피해 평화롭고 인간답고 아름다울 수 있습니까?

    그리고 2권에서 교육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먼저 지금까지의 교육개혁이 실패한 이유와 현재의 현실을 언급한다.

    사회개혁을 전제하지 않은 교육개혁, 이것이 실패의 근본적 원인입니다. 이 단순한진실을 에워싸고 있는껍질을 벗겨내야 교육개혁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기존의 교육 개혁론들은 30년 전 프레임에 갇힌 개혁론입니다. 대학 진학률이 50%를 넘지 않았던 1990년대 중반까지는 대학에 가면 일단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입시의 공정성이 중요했고, 교육개혁은 대학입시제도개혁 문제로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에 가도 희망이 없습니다. 대학이 너무 많아 등록금 낼 형편만 되면 누구나 대학을 갈 수 있지만 대학을 나와도 미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된 전환점은 1997년 외환위기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는 이전과 질적으로 다른 사회가되었습니다. 직업의 불안정, 저임금, 좁은 취업문 때문에 대학생들의 생활은 고등학생 때보다 더 고달파졌으며, 취업이 잘 되는 몇 개의 대학과 학과를 향한 고등학생들의 경쟁이 30년 전보다 더 치열해졌고, 고등학교 평준화가 깨지면서 입시 경쟁에 초등학생까지 내몰렸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의 삶이 바뀌지 않는 한 입시제도 변경 정책은 현실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교육개혁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교육개혁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대한 구체적 예시를 들고 있다.

    정책입안자들은 교사들이 변화에 저항한다고 불만스러워하고, 교사들은 정책입안자들이야말로 교실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외면한 채 자리보전을 위한 정책 변경만 일삼는다고 비난한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학습방식 또는 현재의 교육이 자녀의 미래를 대비하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 불안해한다. 학교의 재구조화만이 답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재구조화는 핵심을 벗어난 몽상일 뿐 당장 변경해야 하는 것은 교육과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성취 기준을 강화하고 새로운 평가를 도입하는 데 반해. 지방자치단체는학교의 자율권 확대가 답이라고 주장한다. 학교는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일 뿐 그 자체가 변화의 주체는 될수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는 반면, 또 다른 학자는 교육의 리더인 교육감과 교장이 원대한 비전을 갖고 교사가 신규  교육과정을 학습할 열정과 의지를 갖추기만 한다면 학교도 성공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교육개혁을 두고 거의 전국민이 관계자가 되고, 저마다의 입장으로 다양하게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으니 교육개혁이 쉽지가 않다.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교육개혁에 대한 전제를 이야기하는데, 그 전에 교육개혁 방향 설정의 단초를 보여준다.

    한 나라의 교육이 어떤 모습을 띠느냐 하는 것은 학교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건 못 했건 누구나 성실히 일하면 걱정 근심 없이 살 수 있는 사회라야 학교가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교육이 바뀔 수 있냐 없냐 하는 문제는 직업에 따른 빈부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냐, 경제적 하위 계층을 사회복지 체제 안에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사회 체제를 만들 수 있냐에 달려있습니다.

    학교교육을 마치면 사회에 들어가는데, 살아가야 할 사회에 따라 교육은 바뀌기 때문에 먼저 사회개혁이 먼저 이루어져 한다고 말한다.

    교육개혁은 몇 개의 정책을 도입한다고 실현되는 게 아닙니다. 교육 분야의 개혁과 다른 분야의 개혁이 별개로 가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를  만들고, 그 안에서 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 교육개혁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한국 사회를 성찰하고 '사회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이미 실현하고 있는 북유럽 나라들의 복지 시스템을 외면하고 한국을 미국식 불평등 사회로 만들어온 자들이 지배하는 사회, 이것을 바꾸는 것이 교육개혁의 대전제입니다.  

    그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사회개혁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져야 교육개혁을 할 수가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첫째 직업의 귀천 문제, 둘째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직업의 귀천 문제는 다시 직업에 따른 소득 격차와 직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다. 이 두 가지가 해결되어야 한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사회임금과 사회복지 예산을 보면 한국이 각자도생 사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 자녀가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더라도 인간답게 먹고살 수 있는 생활을 국가가 보장해줄 거라는 믿음이 없으니 자녀를 학력 경쟁에 밀어 넣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사회에 있는데, 교육제도를 백 번 바꿔봐야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교육개혁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행복한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정신적으로 건강한 청년을 만드는 것에 최우선적 가치를 두어야 하며, 이에 저해되는 교육체제를 과감히 청산해야 합니다.
    • 더많은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더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이를 위해 정신 발달 단계를 뛰어넘는 선행학습을 하는 사교육 체제를 청산해야 합니다.  
    •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대물림 되는 학벌 세습사회의 폐단을 해소하기 위해 초중고 단계에서는 평등한 교육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 학력만 인플레이션하는 대학 진학률은 대졸 학력이 요구되는 직업의 비중에 맞게 조정되어야 하며, 이미 과포화 상태인 대학은 국가가책임지고 구조개혁을 진행해야 합니다.
    • 대학 진학률에 맞게 고등학교에서 직업교육 학교를 확대하고, 졸업 후 취업이 가능하게 내실있는학교로 만들어야 합니다.  

    방향이라서 그런지 굵직굵직한 화두들이 들어차 있고, 어느 하나 쉽게 손댈 수 없는 것들이다. 청산, 구조개혁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약간 이상적인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교육개혁의 전제로 들었던 사회개혁이 어느 정도 된 후라고 한다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어서 그렇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이러한 방향을 바탕으로 교육개혁의 주요 과제를 6개로 정리하여 제시한다.

    -초중고 단계에서 분리 차별 교육체제 폐지: 과학고, 영재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 국제중, 사립초 폐지
    -입시 사교육과 예체능 사교육에 대한 정책: 보습학원은 금지, 예체능 사교육은 국가 책임제로
    -학문과 공부의 주체성 확립: 학문의 사대주의를 없애고, 영어 광잉 교육의 폐단 해소
    -인문계고와 직업계고에 대한 사회적 합의: 직업교육 방식과 학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
    -인구절벽이 가져올 대학 구조 개혁과 국가의 역할: 사립대학의 국공립화
    -소멸 위기의 지방 농산어촌 학교 살리기: 농촌과 농업 살려서 지방 소멸 방지

    교육개혁의 주요 과제도 방향과 마찬가지로 이상적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사회 개혁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이런 화두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사회적 합의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가능할 것도 같다.

    여기까지 오고나니까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럼 사회개혁은 어떻게 할 건데? 내가 위에는 쓰지 않았지만 지은이는 책에 제시해 놓았다. 사회 개혁의 방향은 임시정부의 건국 강령에서 찾았다.친일파 청산, 토지 공개념, 주요 산업 국유화, 노동권 보장, 의무고육, 무상의료 등이다. 이런 방향으로 사회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사회 개혁의 주체는? 위와 같은 임시 정부의 건국 강령을 실천할 진보 정당이 그 주체라고 말한다. 내가 이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은 이유는 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적은 것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거를 실현하려면 너무 먼 이야기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맞는 이야기이고, 필요한 이야기인데 어쩔 수 없이 힘이 빠지는 이야기라고 할까? 차라리 혁명을 이야기했으면 가슴이라도 웅장해질텐데.....

    이 책의 많은 부분들이 공감을 하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만 이런 부분들의 주관성이 이 책에 대한 느낌을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중간에 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교육 문제의 근원을 찾다 보면 언급할 수 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무 장황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대학 때 교육문제세미나라는 과목이 있었다. 여러 교육 문제를 분석하고 토론하는 과목이었는데, 그 때마다 나온 결론은 결국 사회가 변해야 교육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의 내용도 이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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