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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츠 3일차] 보드로 루스츠를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25. 2. 17. 11:44
어제 많이 피곤했는지 제법 잘 잤다. 7시 정도에 일어나서 블라인드를 열었더니 어제와 비슷한 풍경. 오늘은 두 폭의 그림.
쉬다가 7시 30분에 아침을 먹었다. 아침도 어제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구성
아침 먹고 씻고나니까 8시 20분이다. 45분에 셔틀이 있어서 조금 서둘렀다. 오늘도 낮에는 1도라서 내복은 안 입었다.
셔틀은 웨스틴에서 내렸고 타워 페어 리프트로 이스트 베이스로 갔다. 9시 5분에 이스트 베이스에서 이스트 쿼드를 타고 이스트 티그니스 중단에서 내렸다. 리프트권을 보니 어제 20시간 남았었는데 19시간 남았더라. 거기서 이스트 티그니스-후보루-조인트를 거쳐 이솔라 2쿼드를 타고 올라가서 스트림보트A 슬로프를 타고 스트림보트 베이스까지 갔다. 어제 타본 대로 보드 타기 좋은 코스였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다 전투적으로 탄다. 잠깐 돌아봤는데 내 뒤에 따라오는 보더들의 무리를 보니 무슨 전투기 편대처럼 탄다. 나까지 신나게 타면 사고 날 수도 있어서 남들 다 보내고 뒤따라 탔다.
스트림보트 베이스에서 이솔라 1쿼드를 타고 이솔라 정상까지 갔다. 어제는 안개 때문에 보이는 것이 없었는데 오늘은 잘 보인다.정상에서 헤븐리뷰 슬로프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오기 전이라서 나밖에 없었고 설질도 뽀송하고 경사도 적당해서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꿈의 라이딩을 했다. 레귤러로 카빙, 구피로도 카빙을 했다. 한국에서는 사람 많고, 설질 안 좋고 여러 쉽지 않던 것들을 마음껏 시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꿈에 젖어 있었던가 이솔라쿼드4를 타고 다시 탔을 때에는 단차에 넘어지고 생각없이 얼빵하게 타다 쳐진 나뭇가지에 막히기도 했다. 세 번째로 탔을 때에는 다시 좀 잘 되는 것 같아서 카빙 미들턴에서 카빙 숏턴은 하다가 대박 역엣지에 걸려서 붕 날라가 떨어지기도 했다. 헬멧을 썼기에 망정이지 꿈의 라이딩이 지옥의 라이딩이 될 뻔했다. 아니면 헤븐리뷰 슬로프니까 진짜 천국을 볼 뻔한 건가?
너무 신나게 타면 안 될 것 같아 쉬면서 점심도 먹으려고 이솔라쿼드3 리프트를 타고 스트림보트 B슬로프로 스트림보트 베이스까지 내려왔다. 그런데 이 구역 식당이 여기 한 곳이라서 식당 자리 맡으려고 모두 대박으로 쏜다. 아까 전투기 편대는 귀여운 정도이고 이건 모든 스키어, 보더, 초급자, 상급자 상관없이 총알처럼 날아온다. 다들 먹는 것에는 다 진심인 것 같다.
11시에 베이스에 들어섰는데 이미 자리는 꽉 찼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 앞에 라이더스 빌라에 들어갔다. 푸드트럭처럼 컵밥, 피자, 버거 등을 판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서 간단히 피자 먹을 생각이었는데 잘 된 것 같았다. 콜라는 자판기에서 뽑았고 피자 하나 먹었다. 여기는 붐비지 않는다. 자리가 찰 듯하면 자리가 ㄷ난다. 그리고 여기 음악도 나오는데 K-Pop도 많이 나와서 그것도 편했다.대략 12시 45분 정도에 나와서 보드를 찾았는데 없다. 내가 생각한 곳에 없었고 그 주변에도 없고 전체를 세 바퀴를 돌아도 없다.
이 많은 보드들 중 왜 하필 내 보드를 가져간 거야. 보드 없이 리프트 못 타는데 숙소에 어떻게 가지? 보드를 사야 하나? 차분히 다시 찾아보자. 누가 가져갔을 리가 없어
이런 생각을 하는데 딱 내 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맞다. 내 보드. 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런데 아까는 왜 안 보인겨?
이솔라쿼드3을 타고 정상에 올라서 헤븐리뷰 슬로프를 탔다. 오전보다 좀 신중하게, 카빙숏턴을 시도할 때에는 리듬감 있게 하나둘 하나들 구령도 붙이면서. 원래 무심하게 힘빼고 타야 하는데... 아무튼 그렇게 탔다.
그러고나서 이솔라쿼드4 리프트를 두 번 타고 헤븐리뷰 슬로프를 두 번 더 탔다. 타면서보니 어제 내가 뻗친 나뭇가지에서 헤맸다고 했는데 오늘 보니 그것은 나무터널이었다. 거기 밑으로 지나가면서 즐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거기도 즐겨줬다.이거 통과하는 동영상도 찍었는데 동영상 모드로 바꾸고 확인했더니 시작을 안 눌러서 녹화가 안 되었다. 그래서 바인딩 풀고 걸어올라가서 다시 내려오면서 찍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무터널이 잘 안 나오고 구도가 이상하게 잡혀서 쓸 수가 없게 되었다. 다시 올라가기에는 다리 힘이 너무 없어서 그러지 못했고 이제 스트림보트 베이스에 쉬러 가야 해서 이솔라쿼드3 리프트 타고 이솔라 정상으로 갔다.
어제는 몰랐는데 스트림보트B 슬로프는 급경사는 없고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서 짬짬이 호흡을 고를 수 있었다. 오후가 되니 범프가 생기면서 힘이 들어갔다. 특히 힐턴이 털리면서 힘들었다. 그렇게 내려와서 베이스에 있는 라이더스 빌라에서 2시부터 3시까지 쉬었다. 여기 영업이 3시까지였다.
이번에는 내 보드 찾기 쉽게 입구 옆에 세워두었다.이솔라 정상까지 이솔라쿼드3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이솔라그랑으로 내려오다 이솔라C로 빠졌다. 어제처럼 이스트2 페어 리프트로 이스트 정상까지 가서 이스트비발디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정상 뿐만 아니라 중단까지도 안개가 갑자기 심해져서 이스트2 페어를 지나 어크로스2 페어 리프트를 타고 이스트로 넘어갔다.
이스트에서는 계속 이스트쿼드 리프트를 타고 이스트 티그니스 슬로프를 뱅크도 타고 웨이브도 탔다. 마지막에는 리프트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리프트 기둥 아래 슬로프 아닌 스로프도 탔다. 사람 많을 때 타면 다 쳐다봐서 쪽팔리니까. 정신없이 비정설 사면에 몸을 맡기며 꿀렁대면서 헤쳐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내가 어제 눈 속에 빠저서 허우적대던 곳이다. 전혀 허우적댈 곳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들어가보시라 내 몸인데 내 몸이 아니다4시 15분까지 꽉꽉 채워서 리프트권 15시간까지 썼다. 내일 처음 찍으면 14시간 남겠지. 어제 오늘 11시간 썼으니까 앞으로 이틀도 리프트권은 여유 있을 것 같다. 이틀 중 하루는 야간까지 타볼 생각이다.
어제처럼 타워 페어 리프트를 타고 웨스틴까지 왔고 셔틀 타고 숙소로 왔다.
숙소에 짐 풀고 루스츠 리조트 노스윙에 있는 온천에 갔다. 온천에 한 번은 가야지 싶어서 오늘 갔다. 에스컬레이터를 몇 개나 타고 꾸불꾸불 복도를 지나 엘레베이터를 타고 온천 앞에 왔더니 티켓 파는 데가 없다. 문의 사항은 내선 전화를 하라길래 했더니 노스윙 프론트에서 카드키를 받아야 한단다.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가서 노스윙 프론트에 1500엔 계산하고 다시 왔던 길로 찾아갔다.
신발 넣고 옷 넣고 온천을 했다. 온탕에 두 번, 노천탕에 두 번, 바데풀에 한 번 담그고 나왔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옷 갈아입고 나와서 신발장을 열려는데 안 열린다. 당황스러워서 왜 또 이런 경우가 생기나 생각하다가 아까 문의했던 안내 전화를 또 썼다. 안내 전화는 밖에 있어서 맨발로 나가야 한다. 슬리퍼도 없다. 그렇게 전화했더니 뭐라뭐라 하는데 잘 모르겠고 wait 밖에 안 들려서 I will wait 이라고 말했다. 잠시 후에 한 사람이 와서 슬리퍼만 주고 가려고 하길래 신발장 여는 것 좀 도와달라고 했다. 그 사람이 해도 안 되는데 온천 직원이 와서 뭐라뭐라 하는데 그거 옷장 키라는거다. 아, 맞다. 여기 신발장 키와 옷장 키가 따로였다. 신발장 키는 내 옷 속에 들어있었다. 나를 도와준 직원한테 내 실수라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신발장 키를 커내들었다. 이 무슨 어이없는 해프닝인가.저녁으로 먹을거리를 사러 가는 길에 리조트를 좀 둘러보았다.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도 찍는다.
어린 애들이 오면 재미 있을 것 같다.
세이코마트에서 돈까스카레와 김치, 콜라를 사서 셔틀 타고 왔다. 아래 사진은 세이코마트다. 니세코에서도 잘 이용했는데 루스츠에서도 잘 이용한다.그리고 먹었다.
오늘 쓴 돈
점심 피자 1100엔 하나카드
콜라 200엔 현금
온천 1500엔 하나카드
저녁 돈가스카레와 김치, 콜라 775엔 하나카드'바람의 시선 > 여행/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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