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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32] 꼰대의 품격: 꼰대를 빙자한 자기 계발서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24. 7. 6. 21:15
책이름: 꼰대의 품격
지은이: 이창동
펴낸곳: 하모니북
펴낸때: 2024.01.(전자책)
대기업 임원까지 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기계발서이다. 나도 기생세대로서 꼰대 소리 듣고 있는 입장에서 품격있는 꼰대는 어떤 모습인지 배우고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읽게 되었다. 꼰대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꼰대가 아닌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있다. 배워야 할 것들, 기억할 만한 것들을 뽑아보았다.먼저 꼰대가 왜 꼰대가 되는지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인풋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에 알고 있는 것, 갖고 있는 것으로만 자기 위치를 지키려고 하니까 후배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는 자기가 경험한 것들밖에 없고, 그러니까 '나 때는....'을 꺼내게 된다고 한다. 나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성향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뜨끔했다.
그 다음 이유로는 꼰대는 마음과 자세도 평가하려고 하는 성향을 들었다. 새로운 세대는 분명한 목표와 객관적인 성과로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자세나 태도, 마음가짐을 평가의 대상으로 넣으려는 성향에서 충돌이 생긴다. 새로운 세대의 시각에서는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지 않은가?
또 그 다음 이유로는 경청을 하지 않는 태도인데, 경청이 어려운 이유로 평가를 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상대의 수준, 생각을 다 안다고 생각하니까 더 들을 필요가 없고, 그러니 경청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후배의 말을 자르는 꼰대의 행동은 이런 생각에서 나온다.
꼰대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이고, 나머지는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좋은 디자인에 이유는 없고, 그렇지 않은 디자인에는 핑계가 있다."
일본 디자인 업계의 거장인 아키다 미치오씨의 말이다. 좋은 기획서는 근거도 간결하고 직감적으로 뜻이 전달되지만, 부실한 기획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좋은 사업은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다. 많은 설명이 없어도 고객에게 왜 이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왜 이득인지가 전달된다. 난 구입 시 혜택을 네다섯가지 제시하는 상품은 사지 않는다. 상품만의 매력으로는 고객을 설득할 수 없는 부족한 상품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디자인으로 한정되어서 이야기한 것 같지만,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결과물이라고 하는 것들도 다 마찬가지이다. 좋은 성과물은 설명이 필요없다. 그냥 알 수 있는 것이 좋은 성과물이다. 디자인과 관련해서 한 가지 이야기를 더 인용해본다.
디자인은 사람들을 매료할 수 있는 모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물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수없이 생각하고, 그 모습을 정의하기 위한 수많은 선택을 거쳐서, 사물이 당연히 그래야 하는 형태를 형상화하는 것이다.
"디자인은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물건이 여러 번의 선택을 통과한 후에 남은 최종적인 있어야 할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일이다." -후카자와 나오토디자인을 예쁘게, 아름답게, 신선하게,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필요와 용도, 다른 여러 요소들을 고려한 결과로 도출된 것이 최종적인 디자인인 것이다. 디자인이 있고, 용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건축 디자인에서도 나온다.
이번에는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난제를 앞에 두고 선 수학자는 어떤 마음일까?
수학자는 어려운 난제를 술술 풀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결코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붙잡고 지루하고 긴 숫자와의 사투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창의적 일도 마찬가지이다. 뛰어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술술 떠오르는 사람이 창의적인 것이 아니다. 기발한 생각에 도달하는 고난의 과정을 즐길 수 있고, 불확실함 속에서 용기 있게 자신의 생각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인 것이다.
그래, 수학자라고 그 어려운 문제들이 술술 풀리겠는가? 힘든 과정이 있었겠지. 그리고 그 과정의 기쁨을 알고 있으니까 풀려고 하는 것이겠고..... 그런데 즐긴다는 말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이다. 수학자라도 그 어려운 문제를 푸는 과정을 언제나 즐길 수는 없을 것 같고, 버티다 보니 풀렸다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고난과 역경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 입장이라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즐기는 것은 즐거운 것만 가능하니까.....
읽으면서 꼰대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점점 자기 계발서의 성격이 더 많아진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만한 생각들이 있어서 나름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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