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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52] 서점의 온도: 광저우를 밝히는 6개의 불빛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23. 11. 14. 15:03
책이름: 서점의 온도
곁이름: 따사롭게 또 서늘하게, 중국 광저우의 24시간 서점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지은이: 류얼시
옮긴이: 김택규
펴낸곳: 유유
펴낸때: 2019.09
중국 광저우의 24시간 서점인 '1200북숍'의 이야기이다. 24시간 운영한다고 했는데 6개의 지점 중 3개가 24시간 운영을 한다고 한다. 24시간 운영을 하다 보니 밤에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모인다. 막차가 끊긴 술꾼, 가출 소년, 노숙자, 밤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 배낭 여행객 등 휴식과 온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주인은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서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항상 따뜻한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 보금자리를 제공했더니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노인도 있었고, 자신의 책을 서점이 훔쳐갔다고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일들에 대해서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서점은 따뜻한 공간이지만 결코 유토피아는 아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 몇 사람의 악행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부정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고 싶지는 않았다. 다소 오싹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도스토옙스키가 소설에서 말한 것처럼 "양심에 딸 일을 행하면 아낌없이 피를 흘릴 수도 있다." 내 생각에, 선의와 온정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죄와 벌을 초월해 계속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선의와 온정이 이용당해서 상처받는 상황에서 그 선의와 온정 그 자체가 원동력이 된다니....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청각장애인 직원을 고용한다든가, 유기견을 입양한다든가 하는 행동들을 하는데, 어떤 인터뷰에서 이런 일들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일이니까 그런 선택을 했다고 말이다.
광저우를 밝히는 불빛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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