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문화 12호 『새로 쓰는 결혼 이야기 2』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다음은 현실로서의 상대를 인정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서로를 진정으로 배려하는 것을 알아가면 안될까?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함께, 여타의 일을 미루거나 포기하거나 뭐 그런 절차가 필요없도록 결혼은 삶에서 좀 사소해졌으면 좋겠다.
서로의 어깨에서 느껴지는 체온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서로의 육체를 알아버려곧 여전히 많은 이야기들과 서로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면.
다음은 성에 대한 부분이다. 성은 소통이라는 생각에 기반을 둔 것 같다.
성에 대한 긍정, 부정을 되풀이 하는 속에서 성적 주체로서 자신을 세우기. 행위 후의 대화나 일기 교환, 서로의 욕구와 느낌에 관해 얘기, 성행위는 서로의 욕구를 중시하는 결합
부부 일기도 있다. 부부가 번갈아가면서 일기를 쓴다.
아내: 그에게 없는 것을 만들어내라고 강요하는 건 욕심일게다. 당하는 사람도 피곤하고, 요구하는 사람도 피곤하다.
남편: 아내와 나의 만남이 있는 곳에서 우리는 좀더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고, 그것은 이내 서로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자신의 삶의 향기를 스스로 자제하고 상대편의 향기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어처구니없는 노예적 삶으로 굴복해 들어갔다.-배려의 함정
아내: 결혼이란 함께 사는 그 순간까지는 숙명적인 공존,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방어하고, 서로의 차이로 인한 오해와 불신이 서로를 날카롭게 괴롭힐 때면, 한없는 절망에 울부짖기도 하고, 그래도 끝까지 남아 있는 서로에 대한 믿음은 아마도 그게 사랑이라는 이름일지도 모르지만 서로를 감싸안는다.
나도 나의 아내와 일기를 쓸 수 있을까? 보여주기 위한 일기가 아니라 정말로 소통할 수 있는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