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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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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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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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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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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공원과 인접한 물이 맑기로 소문난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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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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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항
(20070524) 제주항 근처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을 했다. 원래 코스는 1100고지로 가려고 했으나 비가 쏟아지는 모습을 보니 금방 그칠 비는 아니었고, 한라산의 날씨 변화는 예측할 수 없어서 해안도로를 따라 가기로 했다. 그리고 가방에 방수커버도 씌웠다. 얼마나 방수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야했다.
제주도의 자전거 도로는 잘 꾸며져 있는 편이었다. 차도와 구분할 수 있는 분리대가 있어서 어느 정도 안전이 확보되었고, 넓이도 나름대로 넓었다. 단지 흙이나 잔돌들이 있는 구간들이 있었고, 요새 마늘을 말리는 시기인지 마늘을 널어놓아서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서 자전거도로로 갔다가 차도로 갔다가 했다.
제일 처음 들른 곳은 용두암. 무료라니까 한 번 가봤다. 사진으로 많이 봐와서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그래도 제주도 느낌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이후에 비가 거의 그치지 않고 계속 왔다. 등산복 상의 하나만 입고 가다가 체온이 떨어질 것 같아서 방풍자켓이라도 하나 걸쳤다. 그러나 이미 젖은 옷 위에 입어봤자 별 소용이 없었다. 체온 떨어지지 않게 열심히 페달링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래 사진은 출발 준비 모습이다.이때까지만 해도 등산복 상의만 입고 있었다.
2. 한림항
중간중간에 쉬고, 일행의 자전거 정비도 하면서 한림항까지 왔고, 한림항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무조건 국물 있는 것. 매운탕으로 주문해서 몸을 좀 녹였다. 우리가 쉬고 있을 때는 비가 안 왔다. 그러다 출발하려니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나참...
다시 출발하기 전에 방풍자켓 대신에 판쵸우의를 입었다. 방풍자켓으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판단 착오였다. 자전거 탈 때 판초우의가 불편할것 같아서머리수건을 길게 해서 허리띠처럼 묶었다. 배부른 상황에서 허리띠를 간신히 묶으니 배는 약간 불편했으나 판쵸우의가 확실히 체온을 보존시켜주어서 이후 주행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래 사진은 판쵸우의 입고 라이딩하는 모습이다. 정말 진지하게 타고 있다. 허리띠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머리수건이다.
3. 협재해수욕장
한림항을 지나자 협재해수욕장이 나왔다. 옥빛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었다. 역시 제주도라고 감탄하면서 모두들 바다로 들어갔다. 바다에 대한 감탄으로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알지 못했다. 그냥 신났다. 바다 처음 보는 사람들처럼....
신나게 놀고, 출발하려는데 내 자전거 앞바퀴가 펑크가 났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앞바퀴 풀고, 튜브 꺼내는데 라비님과 풀뫼님이 도와주셔서 신속하게 정비할 수 있었다. 펑크패치도 있었지만 나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예비튜브로 갈아끼웠다. 예비튜브 준비하기를 정말 잘 한 것 같다. 이 때 사람들하고 같이 여행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비 오는 상황에서 혼자서 펑크난 튜브 붙잡고 낑낑대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약간 아찔했다.
아래 사진은 협재해수욕장에서 일행과 같이 찍은 사진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웃을 수 있었다.
4. 1116번 도로
협재해수욕장을 나와서 해안도로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중문으로 질러가는 1116번 도로로 가기로 했다. 해안도로로 가면 거리가 멀어서 중문에 너무 늦게 도착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약간의 오르막이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의 내리막이 있으니 갈 만하다고 했다. 그래서 갔다.
가는 길에 비는 점점 더 퍼부었고, 바람도 더 거세졌으며. 언덕길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부터는 생존을 위한 주행같았다. 맞바람이 불 때는 이건 현실이 아닌 꿈의 한 장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옆바람이 불 때는 자전거가 휘청휘청대기도 했다. 옆바람도 장난 아니었다. 바람이 너무 세서 스포츠글라스에 붙어있던 물방울이 바람에 씻기는 모습까지 보였다. 비는 얼마나 퍼부었는지 빗방울이 따끔따끔했다. 빗방울이 얼굴을 때릴 때에는 따귀를 맞는 기분이었다. 온 몸은 안 젖은 곳이 없어서 옷 입고 샤워하는 느낌이었다. 내리막을 내려올 때는 바람이 너무 세서 분명히 내리막인데,길 위의빗물이 업힐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바람이 더 세지면 내리막에서 자전거가 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나마 방풍림이 있는 구간에서는 바람을 막을 수 있어서 주행하기가 그나마 괜찮았다.
비만 안 오면 주변 경치도 좋아서 볼만한 것들이 많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비가 와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중문까지 왔다.
5. 중문
중문의 숙소는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세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함께 여행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또 했다. 혼자 여행했으면 찜질방이었을텐데, 이 비를 맞고서 찜질방에서 세탁도 못하고, 젖은 옷도 제대로 말리지 못했다면 엄청 불편했을 것이었다.
또 하나 느낀 것은 패니어는 방수패니어가 좋겠다는 것을 느꼈다. 방수커버는 한계가 있었다. 숙소에서 짐을 풀어보니 방수커버가 있어도 짐이 좀 젖어 있었다. 대비를 한다면 내용물을 비닐로 한 번 더싸서 가방에 넣어야 했다. 그리고, 방수커버를 씌우면 중간에 꺼내야 할 것들을 꺼내기가 불편했다. 방수커버를 일단 씌우고 나면 풀고 싶은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다. 방수패니어라면 그냥 꺼내기 쉬웠을 것 같다.
그렇게 제주도 첫 날이 지나갔다. 내일은 날씨가 좀 좋아야 할텐데....
총주행시간: 9시간, 총주행거리: 6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