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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제주도 여행기 3: 중문-성산-우도-제주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7. 5. 31. 17:44
    우도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오봉리
    설명 제주도 동쪽 끝,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약 3.8km지점인 우도면에 소재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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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귀포에서 성산까지

    (20070525) 중문에서 1박한 후 날씨는 화창하다 못해 뜨거웠다. 어제 비가 왔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날씨는 좋았다. 진작에 이럴 것이지... 중문을 빠져 나와서 서귀포에서 처음들른 곳은 제주 월드컵 경기장이었다. 바람을 가득 안은 듯한 천(?)의 선이 아름다웠다.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사진 찍기도 좋았다.

    아래 사진은 제주 월드컵 경기장이다.

    그밖의 관광지는 갈까말까 하다가 거의 들르지 않았다. 출발 자체를 거의 11시 넘어서 했기 때문에 관광하면서 성산까지 가기에는 마음이 급했다. 라이딩의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에 실제로 관광을 해도 해지기 전에 성산 도착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서귀포를 빠져 나와서 밥집을 찾는데, 밥집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발견한 집! 너무 고급스러웠다. 가장 싼 메뉴가 만원. 메뉴 확인하고 바로 나오는데, 사장님이 나오시더니 두사람이 해물탕 하나에 밥 추가해서 먹으라고 하신다. 그렇다면 콜~. 나름대로 고급스러웠기 때문에 음식도 정갈하게 나왔다. 제주여행 중에 가장 호사스러운 밥상이었을 것이다. 거기다 옆의분위기 있는 갤러리 카페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차도 마시고... 쫄바지 입고, 갤러리 카페에서 고상하게 차를 마시는 모습이라니...

    식사를 마치고 성산까지 가면서 우리가 한 것은 오직 라이딩. 신났다. 바람을 가르면서 우리를 위해 펼쳐진 길을 헤쳐나갔다. 제주도에 자전거를 타고 온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자동차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언덕도 별로 없었으며, 언덕이 있어도 힘들지 않았다. 더 희한한 것은 언덕이 언덕처럼 느껴지지 않고, 내리막처럼 느껴졌다. 바람이 우리를 도왔는지, 길이 좋았는지 정말 재미있었다. 라비의 자전거가 펑크가 세번이나 나서 고생 좀 했지만 큰 어려움은 아니었다.

    성산 가는 길에 유채꽃밭이 있어서 사진도 찍었다. 그 뒤로 보이는 일출봉도 장관이었다. 일출봉은 정말 뭔가 있어보였다.

    2. 성산에서 1박

    성산에서 숙소를 잡고, 1박을 했다. 술자리를 했고, 땅꾼님이 왔다. 땅꾼님은 제주에서 근무하시는 분인데, 회식 후에 전화 통화하더니 택시타고 왔단다. 정말 대단하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했겠지만 하다 보니 진담이 된 것 같았다. 자여사 사람들은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까지가 농담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농담할 때에는 사전이나 사후에 농담이라고 얘기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덕분에 술자리가 한층 더 즐거워졌다.

    3. 우도

    (20070526) 아침에 7시 40분 배로 우도에 들어갔다. 원래는 8시부터 있는데, 사람들이 많을 때에는 수시로 운행한다고 한다. 우도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우도항에서 아침 식사하고, 우도봉에서 우도를 조망했다. 푸른 잔디가 펼쳐진 우도봉은 CF에 나오는 곳 같았다. 푸른 잔디와 그 위의 노란 꽃들, 그리고 그 너머의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상쾌함과 싱그러움으로 가득 찬 곳이었다. 우도를 한 눈에 보니 라이딩만으로도 한 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구석구석 자세히 보려면 좀 더 걸리겠지만....

    아래 사진은 우도봉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고, 그 아래 사진은 우도봉에서 우도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우도봉에서 내려와 하고수동 해수욕장으로 갔다. 첫 느낌은 포카리스웨트에 나오는 그 바다였다. 곱고 하얀 모래와 옥빛 바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우리나라가 아닌 것 같았다. 하얀 등대만 있으면 정말 금상첨화였다. 거기에는 등대가 없었다.

    같이 간 일행들이 여기에 하루 더 머물고 싶다고 얘기해서 아주 진지하게 하루 더 머무는 것에 대해서 상의했던 곳이기도 하다. 여러 사정상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곳이었다. 바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그저 발 담그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모래에 글씨 쓰고, 사진 찍고 하는 것 뿐이었지만 그림같은 풍경 속에서 내가 그 풍경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아래 사진은 하고수동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모두들 다시 오고 싶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입에 달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도 북쪽으로 달려서 다시 천진항으로 와서 성산으로 돌아왔다.

    아래 사진은 천진항에 있는 등대에서 찍은 사진이다.

    4. 성산에서 제주까지

    성산에서 제주까지는 어제의 라이딩보다 더 재미있었다. 어제는 한 줄로 갔는데, 오늘은 두 줄로 한 차로를 잡고서 라이딩을 했다. 3일 같이 타다 보니 호흡도 잘 맞았고, 힘든 줄도 몰랐다. 성산에서 제주까지 식사하는 시간 포함해서 세번 쉬고, 평속 25km 정도로 간 것 같다. 속도계가 없어서 모르겠는데, 느낌상으로는 그만큼 된 것 같다. (아니면 할 수 없고...)

    성산에서 제주까지 가는 길은 별로 볼 것이 없었다. 해안도로로 가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들르고 싶게 만드는 것들이 거의 없었다.

    5. 제주항

    제주항에 도착했고, 오하마나호를 탔다. 제주 올 때 방을 못 잡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방을 잡기 위한 선발대 3인이 조직되었고, 3인 중 1인은 선두에 서서 앞 사람들을 추월해서 방을 선점하는 역할, 1인은 뒤에서 뒤사람들의 추월을 견제하는 역할, 1인은 중간에서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마치 레이스를 하듯이 경쟁하여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선두에 섰던 검은아이님은 선두 아주머니의 뒤에서 피빨기로 체력을 비축하다 막판 배에 타기 전에 스파트하여 선두를 쟁취할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다 보니 이런 데에도 전략 전술도 펼치게 되는 것 같다. 혹시 우리 때문에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께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우리도 어쩔 수 없었음을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기를....

    그렇게 우리는 제주를 떠났고, 오하마나호는 내일을 향해 밤바다를 헤쳐나갔다.

    총주행거리: 12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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