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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제주도 여행기 1: 인천항에서 제주항까지
    바람의 시선/자전거 2007. 5. 29. 17:06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주소 인천 중구 북성동1가 98-251
    설명 각종 선박선들이 정착하는 곳
    상세보기

    0. 출발전에

    오늘(20070523)의 계획은 퇴근하자마자 바로 인천항으로 가서 제주 가는 배를 타는 것이다. 인천항으로 가는 방법은 자가용과 지하철이 있는데, 4시 30분 퇴근하고서 6시까지 인천항으로 가려면 지하철보다는 자가용이 나을 것 같았다. 무리하면 할 수도 있겠지만 새벽도 아닌 낮시간에 자전거로 지하철은 힘들어보였다. 아울러 동인천에서 내려서 인천항 가는 길도 찾아가야 하는 마당이니...

    그래서 출근 전에 자가용에다 자전거와 짐을 실었다. 자전거는 앞뒤바퀴, 안장, 짐받이를 분리해서 트렁크에 실었다. 뒷바퀴까지 분리되는 자전거로 구입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럼 운전하고 가서 올 때 자가용은 어떻게 하는가? 아버지께서 인천항까지 같이 가셔서 올 때는 몰고 돌아오시기로 하셨다.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아버지는 길을 잘 모르시는데, 인천항에서 서울 오는 길을 잘 찾아오실지 걱정되어서 몇 번이고 안현분기점과 외곽순환고속도로를 계속 말씀드렸다. 잘 찾아오셨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자전거 분리한 모습이다.

    1. 인천항

    퇴근하고 바로 인천항까지 자가용으로 갔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도착하니 6시가 되었고, 분리된 자전거를 다시 조립했다. 앞바퀴 조립은 몇 번 해서 익숙했고, 뒷바퀴는 뒷드레일러를 조심스럽게 걸고 잘 조립했다. 그리고, 안장과 짐받이 달고... 브레이크 유격 조정하고... 내 손으로 이 자전거를 조립했다는 것이 뿌듯했다. 보라구. 잘 굴러가잖아.

    터미널 앞에는 함께 다닐 자여사 사람들이 있었고, 예약한 표를 구입하고, 승선을 기다렸다. 자전거를 어떻게 실을까? 전화상으로 물어봤을 때에는 그냥 끌고 들어가면 된다고 했는데, 알고 봤더니 미리 화물칸으로 가서 자전거를 싣고 다시 나와서 표 끊고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는 틀이 있었지만 연휴를 맞아서 제주도를 방문하는 자전거들이 워낙 많아서 벽 옆에다 세워놓았다. 나중에 내릴 때 보니까 굵은 줄로 잘 묶어놓았더라.

    개찰하고 지정된 3등실로 들어갔더니 몇 평 안되는 공간에 55명이 정원이라고 되어 있다. 내가 보기에는 30명도 눕지 못하는 공간이었는데.... 우리는 자전거 거치하고 오느라 거의 마지막에 타서 자리를 확보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여유있는 방들을 찾다가 5층의 방을 잡을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옆에 국제여객터미널도 있다.

    2. 오하마나호

    내가 타 본 가장 큰 배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오랜 시간 탄 배로 기록될 것이고... 14시간 탔다. 다음날 9시에 도착했으니까... 배가 바다 위를 달리는 느낌은 정말 부드러웠다. 배는 이렇게 가는구나. 김밥 먹고, 음료수와 술도 좀 마시고, 얘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그렇게 갔다.

    10시 정도에 선상에서 이벤트로 불꽃놀이도 했다. 이런 것도 하네... 바로 머리 위 가까운 곳에서 터지는 불꽃이 아름다웠고, 환상적이었다. 밤바다에서 터지는 불꽃의 느낌은 육지에서와 또 달랐다. 불꽃이 터지고, 배는 계속 가기 때문에 터진 불꽃이 점점 멀어지는 입체감까지 맛볼 수 있었다.

    들어와서는 모포 수령하고 잤다. 승선권 보여주면 모포 준다. 5층의 수면실 개방할 때 문 앞에서 지키고 있다가 바로 들어가서 넓은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아래 사진은 오하마나호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3. 일출

    5시 정도가 되니 창 밖이 푸른 기운이 돌면서 해가 뜰 것 같았다. 사람들이 조금씩 나왔고, 구름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었다. 날이 흐려서 일출을 보지 못할 것 같았는데, 이렇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신 바람을 온 몸으로 다 맞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일출 사진 찍었으나 바람에 흔들려서 제대로 찍기는 쉽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일출 사진이다. 멀리서 보면 사진이 그런대로 괜찮다.

    4. 제주항

    9시 정도에 제주항에 도착했다. 내릴 때에는 화물칸으로 내렸다. 바로 자전거를 챙겨서 나갈 수 있었다. 거대한화물칸의 문이 유압기 소리를 내면서 서서히 내려올 때, 바깥의 빛들이 점점 들어오는 장면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빛처럼 느껴졌다. 제주는 그렇게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다가왔다.

    제주항에는 자여사 자켓을 입은 땅꾼님이 마중 나와 계셨다. 여기에도 자여사 회원이 있구나. 그럼 없는 곳이 없겠네.... 그거 좋다.

    이제 아침 먹고 출발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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