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석모도
|
주소
|
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
|
설명
|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의 석모리, 석포리, 상리, 하리, 매음리, 서검리,...
|
상세보기
|
|
|
0. 출발하기 전
5일-6일 연휴를 집에서 빈둥댈 수 없어서 자전거 여행을 생각했다. 1박 2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을 탐색하다가 강화도를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고, 숙박할 수 있는 곳과 코스를 알아보고, 계획을 세웠다. 48번 국도 가다 강화대교를 건너서 고려산 산행을 하고, 외포리 앞에 있는 강화해수탕에서 1박을 하고, 2일차에 석모도 한 바퀴 돌고, 아래쪽 해안도로 따라 가다가 초지대교 건너서 김포 지나 오는 계획을 세웠다.
1. 출발-강화대교까지
집에서 개화산역까지는 지하철을 첫차를 타고 갔다. 개화산역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었고, 김밥 두 줄 먹고, 7시 20분 정도에 48번 국도를 따라 출발했다. 고천 가는 길이 공사중이라서 갓길이 거의 없어서 조금 위험해서 조심스럽게 갔다.
김포를 지날 때에는 김포를 통과하지 않고, 우회도로로 갔다. 차들이 빨리 달리기는 했지만 갓길도 충분히 있어서 별 상관없었다. 차들이 많이 다녀서 마스크를 반드시 하고 가야 했다. 길들이 꼬불꼬불하지도 않고, 언덕도 길거나 가파르지 않아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신호등도 자주 걸리지 않고, 무리없이 주행할 수 있었다. 단지 버스들이 자전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위협적으로 바짝 붙어 지나가는 경우들이 있었다.
8:45 쯤 드디어 강화대교에 도착했다. 이제 다리를 건너면 강화도이다. 여기까지 대략 1시간 25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아래 사진은 강화대교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강화대교를 건너자 강화도로 들어갔는데, 해안으로 돌지 않으니까 특별히 내가 섬에 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냥 지방소도시로 느껴졌다. 1차 목적지인 고려산으로 빠지는 길을 찾기 위해 이정표를 보다가 강화산성의 문을 만났고, 거기서 잠시 휴식하며 사진도 찍었다.
산성 앞 삼거리에서 강화고등학교 쪽으로 좌회전하여 고려산쪽으로 갔다. 근데, 인터넷에서는 고려산이라고 있었는데,직접 와보니 고려산을 안내하는 표시가 없어서 그냥 지나갔다. 그래서 고려산을 빼고 외포리로 들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첫번째 업힐이 나왔고, 두렵다는 생각보다는 다운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를 수 있었다. 강화읍을 빠져나오니 차들이 별로 없었고, 이제부터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좋은 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스크도 벗었다.
고개 정상에 오르니 혈구산 등산로가 나왔다. 왕복 2시간 정도 되는 등산 코스였다. 고려산 대신 혈구산 등산을 하려고 생각했는데, 자전거 분실이 우려되었다. 산 지 2주도 되지 않았는데... 나중에 분실하고 억울해 하지 말자. 자전거와 등산 둘 다 하려고 욕심 부리지 말고, 하나만 제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등산은 접고, 자전거만 하기로 했다. 거기에 자전거 놓고 갔다면 등산 내내 불안해서 등산을 제대로 못했을 것이다. 또 하나 안개가 너무 많이 끼어서 정상에서도 경치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안개만 없었어도 올라갔을 것이다.
고개를 내려오는 다운힐은 역시 짜릿했다. 여기 내가면은 직장 동료들과 전에 왔던 길이라서 낯이 익었다. 그 때는 차로 왔었는데, 자전거로 달리지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렇게 달려 10:15분 쯤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아래 사진은 내가면의 어떤 고개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3. 석모도 일주
외포리 선착장에는 휴일이라서 사람들과 차들이 많이 있었다. 표 끊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배들이 바로 바로 사람들과 차를 실어 날랐기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았다. 자전거 포함 2800원. 표 끊고 자전거 끌고 배에 올랐다. 자전거를 한쪽에 놓으라고 해서 놓고 묶으려는데, 묶을 필요 없단다. 배에서 누가 가져가겠느냐는 것이다. 훔쳐가도 어차피 배 안인데.... 그래도 묶었다. 유비무환!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좀 남아 있어서 사진 찍기에는 좋지 않았다. 가까이 있는 섬들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배를 타니 좋았다. 특히 자전거를 갖고 배를 탈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으니까...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려서 석모도에 도착했고, 석모도 위쪽으로 해서 돌기로 했다. 길 옆으로 바다를 볼 수 있으니 진짜 섬에 와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넓은 갯벌과 희미하게 보이는 섬들이 있어서 보기 좋았다.
두 개의언덕이 나왔는데 첫번째 언덕을 넘고, 신나게 다운힐, 두번째 언덕을 넘는데 체인이 빠져서 할 수 없이 끌바. 두 번째언덕에서 기어 변속을 너무 급하게 하다보니 체인이 빠진 것이다. 아무튼 언더 넘고, 신나는 다운힐. 차들도 별로 없고, 길도 잘 닦여 있어서 다니기 좋았다.
달리면서 보니까 석모도에 펜션이 참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뻥 좀 보태서 석모도 건물의 반은 펜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최근에 만들어진 듯한 깔끔하고, 예쁜 펜션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서쪽 해안으로는 낙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많았다.
그렇게 달려서 11:30에 보문사 입구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보니 12시도 안되서 계획의 반을 달성해버렸다. 이대로 가면 1박 2일이 아니라 당일로 계획을 완수할 수 있을 것 같아 당일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래서 보문사 입구의 음식점에서 비빔밥 먹고, 쉬다가 다시 출발했다. 보문사를 들릴까 생각하다가 돈 내고 문화재 관람하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닌데, 뭘... 하는 생각으로 그냥 출발했다.
내 여행 스타일은 그랬다. 관광지에서 관람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나는 길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다닌 길이 어떤 길인지 그 길을 더듬고, 그 길을 밟아보고 느끼는 것이 좋았다. 관광지에서 보는 것은 재미없다. 더군다나 돈 내고 보는 것은 더 취미없다.
보문사를 출발해서 고개 하나 넘고 선착장에 12:45에 도착했다. 결국 2시간에 석모도를 일주한 셈이 되었다.
아래 사진은 석모도 서쪽 해안을 끼고 도는 도로에서 찍은 사진이다.
4. 외포리에서 초지진까지
외포선착장을 빠져나올 때 석모도로 가는 차들이 길게 늘어섰다. 수도권 사람들에게 강화도와 석모도가 그래도 찾을 만한 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았다. 늘어선 차들을 유유히 지나치면서 자동차로 저렇게 기다리는 것보다 자전거로 빨리 다녀올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생각을 했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초지진까지는 해안도로를 가려고 했으나 무릎의 통증 때문에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전거에 탄 채로 엉덩이 들고 서려고 무릎을 피는 것도 힘들었다. 엉덩이를 들지도 못해서 울퉁불퉁한 길의 충격을 고스란히 몸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었다.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질러가는 길을 택했고, 자주 쉬려고 했다.
40분에 한 번씩 쉬면서 양도면과 길상면을 지나 초지진에 14:20에 도착했다. 초지진에서 30분 정도 쉬고, 마지막으로 바다도 구경하고 강화도를 떠날 준비를 했다. 사람들은 갯벌에 내려가서 참게도 잡고, 망둥어도 잡고 그러는데, 그럴 여유는 없었다.
아래 사진은 초지진에서 찍은 사진이다.
5. 강화초지대교에서 개화산역까지
초지진을 지나 강화초지대교를 들어서자 강화도로 들어오려는 차로 다리 위는 정체였다. 강화도가 인기가 많은 것인지, 주말이면 어느 관광지나 다 이런 것인지 모르겠다. 초지대교를 건너 506번 지방도를 달리는데, 갓길이 없는 대신 자전거 도로가 있었다. 차도와 구분을 해주는 난간이 있었고, 폭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넓었다. 단지 도로 재질이 쿠션이 있어서 약간 힘이 들기도 했는데, 모든 구간이 그런 것이 아니라 다리 건너고 얼마쯤만 그래서 달리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또 흙과 잔돌이 있었지만 달릴만 했다. 이 자전거 도로는 대명에서 김포로 가는 쪽에만 있고, 김포에서 대명으로 오는 쪽에는 없었다.
506번 지방도에서536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김포2동까지 왔다. 536번부터는 자전거 도로가 없어져서 달리는 자동차에 신경써서 달려야했다. 금방 가다 48번 국도를 만나 김포 2동으로 들어서서 잠시 쉬었다. 김포에 들어서면서 느낀 것인데, 여기에는 부동산이 참 많았다. 김포 신도시 개발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48번 국도에 들어선 후부터는 아침에 달렸던 길이기 때문에 달리기 수월했다. 조금만 가면 끝날 것 같은 생각에 힘이 덜 들었고, 결국 16:40에 처음 출발했던 개화산역에 도착했다.
6. 마치며
달리는 중간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만났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혈구산 다운힐 후에 만난 사람들이었는데, 강화도 북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두 번째 만난 사람들은 석모도 세번째 고개길에서 만난 사람이었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세번째 만난 사람들은 석모도에서 나오는 배에서 만난 부부인데, 산을 많이 탄 흔적이 있는 MTB를 갖고 있었다. 이 부부는 초지대교 쪽에 차를 끌고 와서 강화도를 돌고 있다고 했다. 네번째 지나친 사람들은48번 국도로 김포 우회도로를 지날 때 자동차 경적을 울려준 사람들이었다. 처음에 누가 나를 보고 경적을 울리나, 나는 잘못한 것 없는데 생각했다가 자동차 뒤 캐리어에 자전거가 있는 것을 보고 나를 응원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나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끼리 인사하고 응원해주는 것이기분을 좋게 했다.
혼자 다니니까 두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 하나는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자전거 사진밖에 없고, 또 하나는 혼자 다니다 보니까 쉬지 않게 된다. 성격이 목표가 정해지면 달성하기 위해서 빠져드는 성격이라서 정말 힘들지 않으면 쉬는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앞으로같이 다니면서 같이 쉬자고 말을 걸어주고 사진 찍어줄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겠다.
총 주행시간 9시간 20분, 총 주행거리 120km
7. 사족
개화산역에 도착해서 집에 가는 것이 문제였다. 올 때처럼 지하철을 타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붐비는 시간이었다. 어린이날이라 나들이했다가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결국 한강으로 집에 가기로 했다. 강서지구로 진입해서 잠실지구까지 2시간이 걸렸고, 집까지 추가 30분. 결국 오는 길도 2시간 30분이 걸렸고, 주행거리도 40km 된 것 같았다.
따라서 이날 실질적인 총주행시간은 11시간 50분, 총 주행거리는 160km가 된 셈이다. 나에게 속도계가 있어서 주행거리 계산을 바로 바로 했었으면 이런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도 무릎이 아프고, 목도 뻐근하다.
아래 사진은 한남대교 밑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런 사진 하나 찍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