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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2] 숨 쉬는 소설: 환경 문제를 방치하면 만나게 되는 미래행간의 접속/문학 2022. 7. 17. 20:56
책이름: 숨 쉬는 소설
지은이: 최진영, 김기창, 김중혁, 김애란, 임솔아, 이상욱, 조시현, 배명훈
펴낸곳: 창비
펴낸때: 2021.08.
국어교사가 환경과 생태에 관한 단편소설들을 엮은 책이다. 기후 변화 위기에 학생들에게 지식이 아닌 총체적 삶으로서의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약속의 땅」은 북극해의 빙하가 녹으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북극여우(?)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사람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동물의 이야기였다. 특이한 것은 사건의 마지막 죽음을 D-day에 놓고서 그 전에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카운트해 가면서 진행이 되었고, 때로는 시간이 거슬러서 회상을 할 때에는 카운트가 늘어나가기도 해서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북극이라는 곳이 극지라서 생존이 힘든 곳이기는 하지만 그곳에 익숙한 존재들도 이제는 환경의 위기로 새로운 방식으로 적응하든가,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든가 하는 생존의 문제를 야성적으로 그리고 있다.
「어스」는 미래를 그리는 SF소설이다. 미래의 어느 시기 지구는 흙은 존재하지 않고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덮여 있고, 인간은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 축적되어 죽어서도 썪지 않고 독성을 내뿜는 존재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죽게 되면 산업폐기물로 분류되어 플라스틱 관에 넣어져서 폐기된다. 매장도 할 수 없고, 화장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주인공의 애인은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매장을 하다 적발되면 큰 처벌을 받는데도 구시가지의 아파트 단지에서 작은 흙을 발견하고 몇 달 동안 땅을 파서 결국 묻어준다. 인상적인 부분은 흙에 대한 감각을 묘사한 부분이 있다.
차마 만질 용기는 없어서 발끝ㄴ으로 흑을 문댔다. 부드럽게 파여 들어갔다. 그 너그럽고 다정한 감각에 나는 깜짝 놀랐다. 신식으로 다시 짓고 포인트 블록을 깔면 이 흙도 완벽하게 덮힐 터였다. 인간이 닿지 못하도록. 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면서 내가 흙을 그리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안나는 뭔가 딴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흙이 부서지고 흩어지는 감촉이 좋아서 나는 발 장난을 계속했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돌고돌아 인간에게도 축적되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온는데 이런 현실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밖에 「심심풀이로 앨버트로스」, 「어느 시인의 죽음」, 「조개를 읽어요」도 미래의 어느 시기를 상상하여 쓴 소설들이다. 결국 환경과 생태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현상과 문제들은 아직 미미해서 실감하지 못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에는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일이 바쁜 가운데에서 읽어서 그런지 내용들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들이 있어서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읽을 수 있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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