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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0] 국립존엄보장센터: 청소년용 SF 소설들행간의 접속/문학 2022. 7. 6. 15:04
책이름: 국립존엄보장센터
지은이: 남유하, 원종우, 김이환, 김주영, 김창규
펴낸곳: 서해문집
펴낸때: 2022.04.
중고등학교 국어교사들이 청소년 대상의 SF소설 5편을 추천하여 수록한 책이다. SF가 단순히 미래의 가상 인간, 로봇 얘기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들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에서 보여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립존엄보장센터」는 늙었지만 가난해서 생존세를 내지 못하는 노인들은 국립존엄보장센터에 입소를 신청하면 24시간 동안 센터에서 생활하고 안락사를 시켜준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센터가 정말로 존엄하게 생을 마감시켜주느냐 하면 그게 또 아니다. 시설을 안내하는 홍보 영상에는 마음껏 먹고, 즐길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일부 시설들은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하여 이용이 제한되거나 관리되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이렇게 봤을 때 센터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존엄하게 보내준다는 말도 신뢰성이 떨어진다. 결국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묻고 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다」는 노화를 멈춰주는 약이 우연히 개발되어 사람들이 많이 먹게 되었는데, 부작용은 너무 예민해져서 대인기피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약을 먹었을 때의 시점에서 노화가 정지되므로 늙은 사람들은 병이 낫는 것도 아니고, 몸이 아픈 상태로 노화가 되지 않을 뿐이므로 약을 먹지 않는다. 반면 한참 혈기 왕성한 사람들은 약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노화를 멈출 뿐이고, 병으로도 죽을 수 있고, 사고로 죽을 수도 있으므로 사람들은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일에만 말려들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 따라 사람들은 용기를 내어 뭔가를 하려 하지 않고, 의미 있지만 위험한 일은 더더욱 안 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병을 옮기지는 않을까 의심하고, 예민해져서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것이다. 죽음의 가능성 하나인 노화가 없어졌지만 사람들은 더욱 죽음을 가까이 두고 경계하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 된 것이다. 노화가 있던 시절에는 죽음은 좀 묻어두고 삶의 소소한 즐거움과 용기가 주는 희열 등을 느꼈는데..... 마지막 반전은 주인공이 이 약을 발견한 연구원이었고, 그는 약을 투약하지 않고 우피로 살아가고 있다.
「친절한 존」은 반려인공지능에 과도하게 의존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못하는 미래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이름으로」는 인공지능에 대한 테러 조직에 맞서 인공지능과 교감을 이루는 이야기이다. 「유일비」는 미세먼지로 가득찬 지구를 떠날 수 없어 남아있는 이들이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면서 인류애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들 모두 미래의 현실을 그리고 있고,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인 고령화, 혐오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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