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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 소백산 산행: 동양화를 가다
    바람의 시선/여행/등산 2007. 2. 27. 09:30
    소백산
    주소 경북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산 86-1
    설명 소백산맥의 어깨격인 영주 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는 산
    상세보기

    지난 토요일(24일)에 소백산 산행을 했다. 재작년 여름에 계획만 세워놓고서 사정상 가지 못했었는데, 그 때의 계획을 다시 들춰내서 산행을 했다.

    동서울에서 시외버스로 단양까지 가서, 단양에서 다리안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천동계곡 쪽에서 올라갔다. 등산코스는 천동계곡-비로봉-연화봉-희방사 코스로 잡았다. 천동계곡 쪽에 10시정도에 도착해서 산행을 시작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어서 입장료 없이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렇게 가파르지 않고, 편했고, 천동쉼터까지는 비포장 자동차 도로여서 폭도 넓었다. 단지 대략 40분 정도 올라갔을 때부터는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얼어붙어서 빙판길을 이루었다. 처음에는도로 위에 어떻게 물이 흐르다 얼어붙을 수가 있을까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천동쉼터를 지나고부터는 임도가 끝나고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등산로가 나왔고, 눈길, 빙판길은 계속 되었다. 처음에는 그늘진 부분만 눈이 있고, 얼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아이젠을 차지 않았는데, 계속 눈과 얼음이 있어서 아이젠을 쓰게 되었다. 전날 소백산 사이트에서 아이젠을 반드시 갖고 오라는 글을 보고 챙겼는데, 결과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위로 올라갈수록 눈도 많아지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산 아래는 봄이라고 얘기하지만 산은 아직 겨울이었다. 산 정상 쪽에 가까워올수록 시야가 트였다. 왜 그런가 했더니 산 정상 쪽은 나무들이 키가 작아서 그런 것이었다. 키작은 나무들이 귀여웠다.

    대략 12시 정도에 비로봉에 도착했는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했고, 또 한편으로는 판화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소설 태백산맥의 표지에 있는 판화 그림이 내 눈 앞에서 똑같이 실현되고 있었다. 정말 한 폭의 그림이었다. 소백산에서 태백산맥의 표지를 보았다.

    아래 사진들은 비로봉 근처와 비로봉에서 찍은 사진이다.

    정상 근처 감시초소에서 점심 먹었는데, 감시초소에는 점심 먹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나는 혼자라서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서 구석에쪼그리고 앉아서 먹었다.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싸오기를 잘한 것 같다. 그냥 찬물 먹었으면먹기도 불편하고, 속도 안 좋았을텐데... 겨울산에는뜨거운 물이 필요한 것 같다. 잠시 쉬다가 12시 40분 정도에 다시 연화봉 쪽으로 출발했다.

    아래 사진은 연화봉 쪽으로 이동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비로봉에서 연화봉 쪽을 바라보면 천문대가 보인다. 내가 가야할 곳이 눈 앞에 보이니까 힘들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능선을 따라가는 길이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 천문대에는 대략 2시 정도에 도착했다. 천문대 앞에 견학 안내문이 있었는데, 밤에 별 보는 일을 하고, 낮에 자니까 견학은 잠 깨고 난 오후에 해달라는 안내문이었다.별 때문에 근무시간이 밤이라는 것이 당연한데도 재미있고, 웃겼다.

    아래 사진은 천문대 사진이다.

    천문대에서 사진 좀 찍다가 2시 30분 정도에 약간 위에 있는 연화봉으로 갔다. 연화봉에서의 풍경도 좋았다. 연화봉에서 희방사 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굉장히 가파른 길이었다. 이 쪽은 남사면이기 때문에 눈은 거의 녹아서 진흙길이었다. 이 쪽으로 오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희방사까지만 왔다가 가는 것 같았다. 희방사 가까이 내려오자 사람들이 좀 보였다.

    아래 사진은 연화봉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다.

    3시 30분 정도에 희방사에 내려왔다. 희방사는 그냥 그랬다.내가 절을 볼 줄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그래도 그 밑에 있는 희방폭포는 좀 괜찮았다.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폭포 바로 옆에 계단이 있어서 폭포를 위에서도 보고, 옆에서도 보고, 아래서도 보고, 앞에서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모습의 폭포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희방사 탐방로 입구에서는 문화재 관람료 2000원을 받고 있었다. 돈 내고 올라갔다면 아까울 뻔했다.

    아래 사진은 위에서 본 희방폭포의 모습이다.

    4시 정도에 산을 다 내려왔다. 이제 대구로 가기 위해서 풍기 쪽으로 가야하는데, 탐방로 안내소에서 버스 편을 물어보니 한 시간 정도 기다리면 영주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오래 기다리니까 지나는 차를 태워달라고 해서 타고 가라고 한다. 결국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10분 정도 쉬다가 10분 동안 히치를 해서 티코 한 대를 얻어타고 영주까지 내려왔다. 가만히 보니까 중형차 이상의 차는 히치를 안 해주는데, 중소형 차는 히치를 해주더라. 내려오다 보니 희방사역도 보이고, 풍기도 보였는데, 인삼이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곳곳에 인삼밭이 보였다.

    영주 근처의 시내버스 타는 곳에서 내려서 영주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서 30분 정도 기다려서 동대구행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로 갔다. 동대구 근처에서 저녁을 먹었다.내일은 가야산을 가야 하기 때문에 해인사행 버스가 있는 서부정류장 근처의 찜질방을 찾아갔다. 그래서 대구 지하철을 탔다. 대구 지하철이 서울과 다른 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티켓이 칩이었다. 처음 칩을 구입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개찰구 옆에서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했다. 탈 때는 교통카드처럼 칩을 대는 것이었고, 내릴 때에는 칩을 넣는 구멍에 집어 넣으면 되는 것이었다. 처음 하니까 재미있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의자가 7인용이 아니라 6인용이었다. 앉아서 가고 있는데, 서울보다 좀 작은 느낌이 들어서 세보니까 6인용이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앉아 있어서 대놓고 찍을 수는 없어서 못 찍었다. 서부 정류장이 있는 성당못 역에서 내려서 10분 거리에 있는 찜질방에서 잤다.

    아래 사진은 대구 지하철 칩이다. 모든 구간이 1100원으로 균일했다.

    내일은 가야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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