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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2] 회장님의 글쓰기: 회장님에게 글쓰기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20. 8. 23. 20:12
책이름: 회장님의 글쓰기
곁이름: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
지은이: 강원국
펴낸곳: 메디치
펴낸때: 2014.12.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강원국 작가의, 비슷한 제목을 가진 책이라서 비슷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회장님은 특정한 회장님이 아니라 직장의 상사를 말하는 것이고, 그 상사는 어떤 글을 쓰는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회장(상사)에게 글을 쓸 때에는 어떤 식으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회장님의 글쓰기'가 아니라 '회장님에게 글쓰기'가 더 맞는 것 같다.
회장(상사)에게 글쓰기라서 그런지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나왔는데, 뭐랄까 기존의 관념을 깨려고 그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좀 너무 현실적이라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는 느낌이 드는 내용도 있었다.
아부나 비판이나 결과는 같다. 날 선 비판을 한다고 회장이 잘 알아듣고 칭송을 한다고 알아듣지 못할까? 그렇지 않다. 회장은 쓴소리를 하건 달콤한 소리를 하건 무슨 소리인지 다 알아듣는다. 모르는 척 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은 어떤 진언을 해도 하고야 만다. "아니 되옵니다."는 소용없다. 결론은 똑같다. 다만 그 말을 한 사람에 대한 대접이 달라진다. 불쾌한 소리를 한 사람은 마음에 담아둔다. 험한 비판은 비수로 되갚는다. 고언은 실제로 뒷맛이 쓰다.
딱히 틀린 말 같지는 않은데, 선뜻 동의하기는 쉽지 않고.... 상사에게 지난친 아부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책의 내용들을 일관되게 좋은 내용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약간 회의적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내용들도 물론 많이 있었고, 냉철한 분석들도 있었다. 말발이 안 먹히는 다섯 가지 이유 같은 것이 그렇다.
첫째, 당신이 완벽한 사람이거나, 그런 체를 해서 그렇다.
둘째, 뭔가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다.
셋째, 당신이 주인공 행세를 해서 그렇다.
넷째, 신념이 분명해 보이지 않아서 그렇다.
다섯째,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렇다.설득을 할 때, 설득이 되지 않으면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다.
새롭게 알게 된 것 중에 하나는 회장의 대화에서는 대화자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화를 할 때 필요한 자료라고 하는데, 사적인 느낌이 드는 대화가 정말 공식적인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
서두는 상대에 대한 관심 표명으로 한다.
대화 상대와 관련 있는 내용으로 국한한다.
대화 목적에 충실한다.
예상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상대방의 관심사를 파악한다.
양념을 준비한다.이런 걸 준비하는 밑에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예상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은 맞을 때도 있지만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텐데, 그 많은 경우의 수를 어떻게 다 커버하는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유의점에 대화자료가 선입견을 갖지 않을 정도로 수위 조절을 하는 것도 있다.
읽으면서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상사를 대하는 태도의 측면을 봤을 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목이 약간 낚시 같아서 실망이 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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