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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7] 파타고니아-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진심과 실천
    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20. 11. 1. 21:25

    책이름: 파타고니아-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곁이름: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 인사이드 파타고니아

    지은이: 이본 쉬나드

    옮긴이: 이영래

    펴낸곳: 라이팅하우스

    펴낸때: 2020.04

     

    기업의 목적은 이윤인데, 이런 목적이 최우선이 아닌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고 하니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이런 목적으로 사업을 해도 유지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이 기업이 여전히 사업을 하고 있고 번창하고 있으니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 같다. 이런 참신한 생각을 가진 사업가의 철학을 엿보려고 한다.

     

    이본 쉬나드라는 사람은 원래 클라이밍, 서핑, 캠핑, 카약 등을 즐기는 아웃도어 매니아였다. 그런데, 자신이 사용하는 장비를 좀 더 자신에게 맞는 것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직접 만들었고, 주변의 친구들에게 주거나 팔거나 하면서 사업 아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다 그의 산악 장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사업은 번창했고, 옷에 대한 필요성도 느껴서 의류 사업으로까지 확장했다. 그런데, 그는 사업가가 되기 싫었고, 결국 그는 사업을 하되 마음가짐은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

    난 정말 사업가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가가 되려면 좋은 명분들이 필요했다. 다행히 나에게는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었다. 일은 늘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일터로 오는 길에는 신이 나서 한 번에 두 칸씩 계단을 겅중겅중 뛰어올라야 한다.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입고 심지어는 맨발로 일하는 동료들에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유연한 근무로 파도가 좋을 때는 서핑을 하고 함박눈이 내리면 스키를 타고 아이가 아플 때는 집에 머물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일과 놀이와 가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생각 정말 참신하다.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자신들의 사업이 확장되면서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것에 일조한다는 것을 깨닫고 사업의 방향과 방식 등에 대해서 임원진들이 논의하기 위해 워크샵을 떠나는데, 워크샵이 캠핑이다. 그리고 거기서 자신들의 가치관, 철학, 강령과 같은 원칙을 확정한다.

    회사의 모든 결정은 환경 위기를 염두에 두고 내린다.
    제품의 품질에 최대한의 관심을 쏟는다.
    이사회와 경영진은 성공적인 공동체가 지속 가능한 환경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한다.
    이익을 추구하되 성과를 우선시하지 않는다.
    매년 총매출의 1퍼센트 혹은 수익의 10퍼센트 중 큰 금액을 세금으로 부과한다.
    임원진은 가치관을 구현하는 데 적극 참여한다.
    최대한 투명하게 회사를 운영한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을 사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교육하여 사업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였다.

     

    그러나 사업이 확장하면서 변화가 필요한 것도 있었다. 확장 전에는 제품을 직접 만들거나 제품 생산과정을 가까이서 관리할 수 있었는데, 사업이 확장되면서 외국에서 다량으로 생산을 하다보니 생산 과정을 전처럼 꼼꼼하게 관리할 수가 없게 되었다. 주문을 맡긴 외국의 회사가 노동자들을 착취하지는 않는지,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키지는 않는지 등 기업의 가치에 반하는 방식으로 생산하지는 않는지도 살펴야 했다. 그래서 자신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선정할 때 자신들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인지를 면밀히 살피고 교육도 하면서 제품을 생산한다고 한다. 또한 그 제품이 바다를 건너 들어올 때에도 운송의 환경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거기다 건축 철학도 있어서 매장이 들어가는 건물에 대해서도 몇 가지 원칙을 세웠는데, 꼭 필요하지 않으면 새로 짓지 않고, 오래된 건물은 허물지 않고, 새로 짓는다면 양질의 건물을 짓고, 재활용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자재를 사용해서 짓고, 수리 가능하면서 쉽게 관리할 수 있게 짓고, 개성을 갖고 그 지역의 특징을 반영해서 지어야 한다. 정말로 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자신들의 경영 철학을 모든 분야에 적용하면서 실천한다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상장을 하지 않고 공개하지 않은 회사이다. 상장을 해서 주주들의 투자를 받으면 이들의 이익을 위해 사업을 하게 되고, 결국 회사의 철학은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상장을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속도로 성장을 하고, 큰 회사가 되지 않으면서 작지만 최고의 회사가 되려고 한다.

     

    거기다가 환경을 위한 여러 단체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하고, 직원들이 직접 환경 운동을 하는 것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래서 회사 인턴이 환경 관련 시위를 하다 체포가 되자 보석금도 내주고, 환경 단체에서 운동을 하는 동안 봉급과 직원 복지를 제공했다. 정말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 정말 상상 속의 회사라는 느낌이 든다. 

     

    이 회사의 성공을 정리하면 진심이 담겨 있는 철학이 있고, 그것이 실천으로 나타나는 행동력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파타고니아 제품을 사고 싶은데, 아직 필요한 것이 없어서 사지는 않았다. 필요하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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