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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17] 언어의 온도: 마음을 담은 따뜻함
    행간의 접속/인문 2019. 12. 4. 10:33

    책이름: 언어의 온도

    지은이: 이기주

    펴낸곳: 말글터

    펴낸때: 2016. 08

     

    주변의 사람들이 읽고 있길래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언어의 온도'라는 제목처럼 언어가 따뜻하고, 차갑다는 얘기인데, 결국은 마음을 담은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주변에서 경험하고, 보고, 영화나 책에서 느낀 것들 속에서 마음을 담은 언어의 따뜻함..... 그러다보니 약간 교훈적인 느낌도 들고 약간 상투적인 부분도 있다. 세상에 따뜻함은 많이 있겠지만 작가 한 사람이 겪고 접한 따뜻함으로 그것들을 다 품을 수는 없을테니... 결국 내가 알고 있던 혹은 내가 예상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따뜻함이라서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그래서 상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 중에서 두 가지는 신선했다.

    '진짜 사과는 아프다'는 글이 있는데, 사과의 어원을 얘기한다.

    사과를 뜻하는 단어 'apology'는 '그릇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그리스어 'apologia'에서 유래했다. 얽힌 일을 처리하려는 의지와 용기를 지닌 자만이 구사할 수 있는 승리의 언어가 사과인 셈이다. 사과의 한자를 살펴보면 그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 사과의 '사'에는 본래 '면하다' 혹은 '끝내다'라는 의미가 있다. '과'는 지난 과오다. 지난 일을 끝내고 사태를 다른 방향으로 전화하는 행위가 바로 사과인 것이다.

    사과를 승리의 언어라고 말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으로 나이 든 사람들의 연륜이 느껴지는 여러 일화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 얘기할 수는 없고, 늙음에 대한 아주 치명적인 표현이 있어서 적어본다.

    느끼는 일과 깨닫는 일을 모두 내려놓은 채 최대한 느리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유일한 인생의 목적으로 삼는 순간, 삶의 밝음이 사라지고 암흑 같은 절망의 그림자가 우리를 괴롭힌다. 그때 비로소 진짜 늙음이 시작된다.

    느끼는 것과 깨닫는 것을 내려놓을 때가 늙음의 시작이란다. 반대로 말하면 느끼는 것과 깨닫는 것을 붙잡고 있으면 늙음이 아니라 젊음이라는 것인데, 과연 나는 얼마나 느끼는 것과 깨닫는 것을 붙잡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이 작가의 '말의 품격', '글의 품격'도 있는 것을 봤는데, 이 책에서 기대한 것만큼 나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제목이 좋아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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