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에 캠핑을 다녀왔다. 텐트를 친 것은 아니고, 캠핑장의 캠핑카를 대여했다. 잡지사에서 주최하는 가족 캠핑 축제였는데,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레크레이션 상품이나 이벤트 같은 것들도 있어서 즐기기 좋았다. 우리 가족끼리만 캠핑을 가면 애들이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심심한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는 프로그램이 짜여 있어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
캠핑장에 들어가서 키를 받고 캠핑카에 들어가니 웰컴 선물이라고 여러 가지가 있었다. 참가비가 좀 있다 보니까 꽤 많은 것들이 있었다. 통조림이나 즉석식품, 조리기구나 식기류, 파인애플 같은 과일, 물티슈 같은 소모품, 에너지바 등 한 상자가 그득했다. 참가비 안에 다 포함된 것이긴 하지만 공짜로 받은 것 같아서 좋았다.
캠핑카 앞 잔디밭에 그늘막 텐트를 치면서 제법 캠핑 느낌을 받았다. 주변을 보니 직접 텐트를 갖고 와서 친 사람들도 많은데, 다들 재미있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간단하게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이벤트도 참여하고, 배드민턴도 쳤다. 발로 찰 수 있는 공이 있었으면 잔디밭에서 신나게 달리면서 놀았을텐데 약간 아쉬웠다.
저녁은 숯불로 고기와 소시지를 구워 먹었다. 숯불을 내가 직접 피웠다. 여태까지 캠핑 가서는 사장님이 숯불을 피워줬는데, 여기서는 도전해보기로 했다. 사실 숯불을 피기 전까지도 부루스타로 할지 숯불로 할지 갈등하다가 실패하면 그냥 부루스타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했다.
먼저 숯을 잘 쌓고 점화용 탄을 골고루 배치한 다음 점화용 탄에 불을 붙여서 숯에 불이 붙도로 잘 유도했다. 그랬더니 숯이 제법 잘 타서 불이 잘 올라왔다. 불 위에 바로 고기를 올리면 기름이 떨어져서 겉만 익을 수 있으니까 불이 약간 수그러졌을 때 고기를 구웠다. 초벌로 구운 것을 은박지 위에 올려놓고 기름이 떨어지지 않게 했다가 재벌로 구워먹으니까 좀 잘 구워졌다. 고기를 다 구웠는데도 숯불이 잘 남아있어서 고기를 더 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 먹지도 못할거면서.... 굽는 것도 재미있다.
저녁 때 비가 와서 캠핑카로 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텐트는 비 오면 더 힘들테니....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오니까 삶이 충전이 되고 좋았다. 내년에 다시 가자는 얘기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