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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54] 동화독법: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새로운 관점행간의 접속/인문 2018. 12. 28. 11:01
책이름: 동화독법
곁이름: 유쾌하고도 섬세하게 삶을 통찰하는 법
지은이: 김민웅
펴낸곳: 이봄에 동선동
펴낸때: 2017.06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본 책이다. 어렸을 때 본 동화는 사실 어린이에게 맞게 각색되다 보니 원래의 창작 의도와 표현 방식이 많이 다듬어져서 전달이 되었으니 그 본래 의미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은 새로운 거이 아니라 원래의 것을 복원한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먼저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얘기한다. 유리구두는 신분 상승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만 하느라 고생만 했던 신데렐라의 발이 예뻤을 리는 없다. 동상에 걸리고, 진물이 나고 그랬을 그 발을 감추지 않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유리구두이고, 고생했던 것들에 대한 보상과 같은 것이 유리구두이다.
인어공주에서는 여성의 사랑과 성과 같은 생명력을 부정하는 세상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인어의 지느러미가 없어지고 다리가 생긴다는 것은 생식과 성을 누릴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인어공주가 인간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온전한 여성이 되겠다는 욕망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솝 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는 열심히 일해서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갖고 있는데, 그것도 있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를 받는 사회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고통받는 이웃을 돌보지 않는 폐쇄적인 공동체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단순히 누가 옳다, 그르다 하고 볼 수는 없다는 얘기이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에서는 마을 사람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치기 소년에게 속았다고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양들의 안전은 사라진다. 근본적인 대응책이 없는 것이다. 거짓말을 한 양치기의 책임이 있지만 양치기가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하든가, 다른 양치기로 바꾸든가 등 마을 공동체로서의 책임이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읽으면서 느낌으로는 왜 그럴까 했던 의문들을 나름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약간 동의하지 못하는 것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새롭게 보는 관점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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