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21] 며느라기: 우리도 다르지 않은....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18. 6. 25. 08:12
책이름: 며느라기
지은이: 수신지
펴낸곳: 귤프레스
펴낸때: 2018.01
인터넷에서 호응이 좋았던 웹툰을 단행본으로 출판한 만화책이다. 소재는 며느리의 일상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여성 노동, 남녀의 불평등, 이에 대한 대안과 며느리의 심리 등을 그리고 있다. 너무 잔잔하고 일상적이어서 이게 과연 우리 사회의 문제인가 느껴질 정도인데,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여성의 지위에 대해 무감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웹툰의 댓글 중의 일부도 책에 수록했는데, 여기서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분노하고, 억울해하는 여성들의 심정이 잘 드러나있다. 그나마 많이 순화된 것들만 뽑아서 수록했다고 하는데, 더한 것도 있을 것 같다.
아내도 이 만화를 읽고 공감을 하는 중에 시댁의 우리 어머니한테 저녁 먹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만화를 읽은 여운으로 거절하려다가 여러가지 생각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만화 중간에 특별만화라고 이야기와는 별개로 이와 같이 불평등한 집이 없지 않냐고 묻는 독자들의 대화 장면이 나오는데, 그렇게 묻지 말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 얘기는 여러분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여러분들의 집도 마찬가지라는 얘기인데, 딱 내가 생각하는 것을 들킨 것 같아 찔렸다.
우리 집은, 우리 어머니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집도 그렇다. 명절 때 여자들만 음식 차리고, 남자들은 TV 보고, 여자들은 따로 상보고..... 나 없이도 아이들 데리고 어머님 댁에 가기도 하고..... 처가에서 나는 대접 받고, 본가에서 아내는 일하고..... 다르지 않다.
만화 속 남편의 태도도 댓글에서는 많은 비판이 있는데, 진정 아내를 생각하는 것보다는 결국 자기 중심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남자는 알려주지 않으면 모른다. 여성들이 시댁에서 이런 느낌이라는 것, 말해야 안다. 그리고 잔소리해야 변한다. 심정적으로 이해는 해도, 행동까지는 또 거리가 있다. 그래도 노력은 해야지.
'행간의 접속 > 에세이/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25] 읽다: 흔들림과 성장을 위하여 (0) 2018.06.29 [책 24] 보다: 세상을 보는 눈 (0) 2018.06.27 [책 18] 여덟 단어: 만만치 않은 무게의 단어들 (0) 2018.06.09 [책 16] 사생활의 천재들: 독특한 형식의 인물 에세이 (0) 2018.06.02 [책 15] 정희진처럼 읽기: 책을 통과한 후의 나 (0) 2018.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