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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4] 보다: 세상을 보는 눈행간의 접속/에세이/인물 2018. 6. 27. 15:35
책이름: 보다
곁이름: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지은이: 김영하
펴낸곳: 문학동네
펴낸때: 2014.09
소설가 김영하의 산문집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보다'는 '세상을' 보고서 쓴 산문이다. 세상의 여러 일들과 일상의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생각한 것을 재치있게 풀어냈다. 누구나 접하는 일상이고 세상인데, 작가의 생각은 참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이다.
영화 <그래비티>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주인공이 우주 공간에 있다. 그런데, 그 우주 공간이 죽음을 나타내는 공간일 수도 있겠다. 아무것도 없고, 침묵만이 있고, 끝이 없고,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생명도 없고, 다시 돌아올 수도 없는 곳.... 죽음을 경험하고 싶으면 우주로 가라.
지은이가 연그 연출가와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람들은 모두 연극하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연극을 보는 것은 지루할 수 있지만 하는 것은 좋아한다. 연기자가 아니라서 쑥스러워 하지만 막상 연기에 들어가면 몰입한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연극적 자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연극적 자아가 바로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렸을 때 소꿉놀이를 생각해보세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데도 아이들은 엄마, 아빠, 의사와 간호사를 연기합니다. 인간은 원래 연극적 본성을 타고납니다. 이 본성을 억누르면서 성인이 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되려는 욕망, 다른 사람인 척하려는 욕망을 억누르면서 사회화가 되는 겁니다. 연극은 사람들 내면에 숨어 있는 이 오래된 욕망, 억압된 연극적 본성을 일깨웁니다. 그래서 연기하면 신이 나는 거예요.
그런 것 같다. 내가 연기하는 것을 누가 본다고 하면 연기가 어렵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본다고 생각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보다'라고 했는데, 본 것들을 그냥 두면 마냥 흘러가게 되어 진정한 봄은 없다. 진짜로 보려면 생각하면서 글로 잡아두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세상에서 본 것을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작가가 원고 앞에서 보냈을 지난한 노동의 과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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