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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9] 손님: 두 번 보니 새롭게 보이네행간의 접속/문학 2018. 5. 10. 00:23
책이름: 손님
지은이: 황석영
펴낸곳: 창비
펴낸때: 2001.6
이 책은 2014. 10에 읽었었는데,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그 때에는 주로 작가의 말을 중심으로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리뷰를 작성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는 인물들의 행적을 중심으로 리뷰를 쓰려고 한다.
이 작품은 좌와 우의 대립으로 인해 서로를 죽이고, 때로는 같은 편인데도 죽이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단순히 이념의 대립이라고 간단히 말하기에는 그 상처가 너무나 아프고, 처참하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렇게 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잔인하다. 읽고나서 그 처참함의 잔상이 남아 불편한 소설이다. 그러나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고, 작가는 그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고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인물군은 크게 세 부류이다. 하나는 우익, 좌익, 그리고 중도....
1. 우익의 인물들
-류요한: 요섭의 형. 교회 장로. 미국 뉴저지 백인 거주지에서 지낸다. 해방 후와 전쟁 때 인민군에 저항하는 기독교 청년단으로 활동하면서 우익 인물들과 가족들을 죽이는 데에 앞장선다. 그의 손에 순남아저씨, 인민군 여전사 등이 죽고, 자신의 큰누이가 같은 우익인 상호의 손에 죽자, 상호의 아내가 될 명선의 식구들도 죽인다.
-상호: 과수원집 아들. 요한의 친구. 요한과 함께 기독교 청년단 활동을 한다. 요한의 큰매부가 당 위원이라는 것을 이유로 요한의 큰 누이를 죽이고, 요한이 자신의 약혼녀인 명선의 식구들을 죽이자 다시 요한의 누이들을 죽이고 월남하여 서울에서 산다.
-봉수: 도정공장집 아들. 청년단의 중심으로 해방 후 월남했다가 전쟁 때 청년단을 이끌고 북상하여 신천 봉기를 주도한다.
-박명선: 발산의 딸부잣집의 장녀. 광명교회 청년부 부회장도 함. 전쟁 때 상호와 약혼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상호가 요한의 큰누이를 죽이자 요한이 명선의 어머니와 동생들을 죽인다. 이후 상호와 월남했다가 홀로 미국으로 건너온다.
2. 좌익의 인물들
-박일랑: 이찌로. 산판에서 태어나 산에서 자라다 사고로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도 잃어 떠돌다 신천으로 흘러들어와 하대를 받으면서 마을 일거리를 하던 머슴. 40년 전 전쟁 때 마흔 살. 순남의 도움으로 글자를 배우고, 학습을 하여 해방 후 토지 분배를 맡은 농촌위원장이 된다. 기독교인들의 신천 봉기 때 요한이와 상호에게 잡혀서 죽는다.
-순남이 아저씨: 신천 동네 유지들이 공동으로 고용한 동네 머슴. 전쟁 당시 35~36세. 해방 전 주로 요한의 집에서 일을 하면서 지내다 일제 말 강선생을 만나 교육을 받고, 조합을 알게 되어 좌익에 빠진다. 해방 후 인민위원회 일을 하다가 신천 봉기 때 요한에게 잡혀서 죽는다.
3. 좌익도 우익도 아닌 인물들, 그리고 희생자들
-류요섭: 소설의 주인공으로 미국 브룩클린에서 목회를 하는 목사이다. 전쟁 때에는 13~14세이었고, 형의 만행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고향방문단의 일원으로 고향인 황해도 신천을 방문하여 당시의 참상을 보고, 생존자를 만나고, 형수와 조카를 만나고, 죽은 원혼들을 만나고, 형의 뼈와 옷을 묻어주고, 원혼을 보낸다.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이다.
-안성만: 소메 삼촌. 요섭 요한의 외삼촌. 현재 85세 신천에서 살고 있다. 기독교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목사가 되도록 요구 받지만 누나의 땅을 받아 농사를 짓는다. 기독교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좌익 세력과 적절한 균형을 맞추면서 중도적인 노선을 밟는다. 상호가 잡혔을 때 그를 설득하여 인민군에 갈 수 있게 하고, 탈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독교인들의 신천 봉기 때 기독교연맹 위원장을 했다는 이유로 붙잡히지만 요한과 상호의 도움으로 살아남는다.
-류다니엘: 단열. 요한의 아들. 요한이 월남하는 날 단열을 낳는다. 그후 고생하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사리원에서 살고 있다.
-형수: 류요한의 아내. 요한이 월남하자 홀로 고향에 남아 단열을 키운다.
-안성댁: 요한이 월남하여 재혼한 아내. 요한이 죽기 3년 전까지 함께 살면서, 삼열과 빌립을 낳는다.
-단열의 누나들: 요한의 딸들. 요섭의 여조카들. 둘 다 죽음
-요섭의 누나들: 단열은 전쟁 때 죽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상호가 죽임. 큰 누나는 매부가 당위원이라고 죽이고, 작은 누나들은 요한이 명선의 누이들을 죽이자 복수하기 위해 죽인다.
-김선생: 고향방문단 업무 담당자. 기자출신의 70대
처음 읽었을 때는 크게 인상깊지 않았던 장면이었는데, 다시 읽으니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리면서 안타까운 장면이 상호가 요한의 누이들을 죽이고, 요한이 명선의 누이들을 죽이는 장면이었다. 살육이 일상화되어 니편, 내편이 구분이 되지 않아 아무도 믿지 못하는 그야말로 지옥같은 현실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그 다음에 인상적인 장면이 요한이 단열을 받고나서 떠나는 장면이다. 아이가 이제 태어났는데,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없어서 혼자 갈 수밖에 없고, 큰 누나에게 부탁을 한다는 말로 아내를 남기고 떠난다. 이 때 아내는 말도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믿을 수밖에 없었고, 떠난 후의 정적 속에서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 때의 막막함과 서늘함. 이런 것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아내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원래 한 번 읽은 책은 두 번 읽지 않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두 번 읽게 되었고, 읽어보니 작품이 정말 새롭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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